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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탄압에 침묵하는 세계불교포럼

기사승인 2012.04.08  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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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불교 대표단 40명 참가
4. 25~27 홍콩

조계종, ‘티베트 탄압중단 촉구’행보 실효성 의문
결의문은 기관지 지면광고‥세계불교포럼은 학술적 의미만 강조


티베트 스님들이 티베트 독립과 달라이 라마 귀환을 요구하며 분신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가 중국정부를 향해 ‘티베트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가 하면 미국 등 국제사회도 중국정부를 향한 외교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국이 라싸에 미국 영사관 설립을 승인하기 전까지 미국 내에 새로운 중국 외교공관도 허용하지 말 것”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는 등 강력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지난달 12일 대변인을 통해 유엔 본부 건물 앞에서 단식 중인 티베트인의 건강을 우려한다고 밝혔으며, 22일 티베트 현 상황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위키프레스

하지만, 조계종은 지난 30일 제189회 임시중앙종회에서 결의된 ‘티베트 탄압 중단 촉구 결의문’을 종단 기관지 광고면에 개제하는 것에 거쳐 결의문의 실효성과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조계종을 비롯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불교 종단 대표 등 관계자 40여명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중국불교협회와 홍콩불교연합회, 중화종교문화교류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계불교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공식적인 결의문 전달은 물론 비공식적인 의견 전달도 예정되어 있지 않아 조계종이 티베트 탄압 중단을 촉구할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중앙종회 상임분과위원장 일동은 지난 2월 21일 중국정부의 티베트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 발표와 함께 중앙종회 차원의 결의문 채택과 중국 대사관 항의방문 계획을 밝힌바 있다.

당시 법안스님은 “종회에서 여론을 반영해 (결의문을)발표하고, 총무원은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실태파악을 해 종회에 보고해야 한다”면서 총무원과 공동 대응을 촉구하면서 “종단협과도 같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봤으면 한다. 티베트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모두의 마음을 모아 같이 같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앙종회 상임분과위원장 일동은 지난 2월 21일 중국정부의 티베트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총무분과위원장 주경스님, 사회분과위원장 대오스님, 교육분과위원장 법안스님, 호법분과위원장 초격스님.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지난 제189회 임시중앙종회는 폐회하기 바빠 결의문 채택을 일사천리로 결의했다. 결의문 채택의 배경 설명이나 후속 조치, 방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종단 기관지를 통한 결의문 발표에만 그칠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종회 관계자는 “(티베트 탄압중단 촉구 결의문의)처리 방법에 대한 결의가 없었다.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없어 기관지 공고만 한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개최 예정인 세계불교포럼의 주최측인 중국불교협회측에 포럼 참가 거부는 물론 공식ㆍ비공식 의견 전달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불교측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행사이고, 정치적인 문제를 세계적인 대회에서 항의나 촉구 결의문을 전달하는 것은 결례일 수 있다”면서 “종회의장 스님이 전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참가 거부 주장은 한편으로 이해는 한다”면서도 “정치적 문제와 불교교류는 별개문제다. 현실적으로 중국불교가 티베트불교를 탄압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말했다.

조계종이 중국불교측에 비공식적인 의견 전달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주제 이외에 다른 정치적인 사안을 전달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격년을 진행되는 학술대회에서 주제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치적인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다. 세계불교포럼은 순수한 학술포럼이다”면서 “기획실 쪽에서 정책적인 판단을 한다면 모를까 아직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2009년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조화로운 세계와 모든 인연의 화합(和諧世界 衆緣和合, a harmonious world, a synergy of conditions)’을 주제로 열린 세계불교포럼 폐막식 장면. 중국불교협회와 대만 국제불광회, 홍콩불교연합회, 중화불교문화교류회가 공동 주최해 중국 장쑤성 무시와 대만의 타이페이에서 열렸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되는 세계불교포럼은 중국불교협회가 주관하는 학술행사로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이번 대회는 중국불교협회(회장 전인스님)와 홍콩불교연합회(회장 각광스님), 중화종교문화교류협회(회장 왕작안)가 공동을 주최하며, ‘화합의 세계로 같이 나아가길 발원한다’는 주제로 홍콩 반환 15주년을 기념해 올해는 홍콩에서 개최한다.

한국불교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 호계원장 법등스님, 총무부장 영담스님, 사회부장 혜경스님, 6교구본사 마곡사 주지 원혜스님, 8교구본사 직지사 주지 성웅스님, 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 등 11명을 비롯해 종단협의회 소속 종단 대표 등 총 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불교홍법의 현대적인 모델 ▶생활 속에서 불교의 응용(심신, 가정, 직장) ▶불전의 정리, 보호, 번역, 현대적인 해석 ▶불교 교육의 전통, 현상 및 미래발전 ▶불교 자선의 이념과 실천 ▶불교 유적과 비물질 문화유산의 보호와 개발 ▶글로벌화 시대 남북전불교의 발전과 사명 등 7개 분과 의제로 진행된다.

세계불교포럼은 ‘불교문화 홍양, 세계평화 수호’를 종지로 중국의 8대 장로가 발의해, 사부대중이 모여 교류할 수 있도록 평등하고 다원적이며 개방적인 높은 차원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발족했다.

제1회 세계불교포럼은 2006년 중국 절강성 항주시와 주산시에서 세계 각국에서 불교 대표와 학자들이 참가해 ‘화합의 세계,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주제로 개최됐다. 제2회 포럼은 2009년 3월 중국 무석에서 개막해 같은 종지를 이어받아 ‘화합의 세계, 인연 화합’을 주제로 50개 국가에서 2천여명의 불교대표들이 참여했으며, 대만에서 폐막식을 가졌다.

중국불교협회는 “이번 포럼은 두 차례의 세계불교포럼에서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불교문화의 화합 사상을 심도 있게 발구하고 드날리며, 사회화합, 문화발전, 세계평화에서 불교의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밝혔다.

‘화합의 세계로 같이 나아가길 발원’하는 제3회 세계불교포럼이 정치적인 문제라는 이유로 티베트인들이 분신하는 현실을 외면한다면, 조계종 뿐 아니라 이날 대회에 참석하는 모든 종단의 대표들은 말로만 화합과 화쟁을 외치며 행동은 하지 않는 '입만 보살'인 이중적인 종교인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하경목 기자

하경목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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