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이 죽은 이를 극락으로 맞아들이는 모습을 묘사한 불화, 내영도.
통상 내영도는 아미타불이 홀로 등장하거나 삼존도가 함께 나타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관음보살’만 등장한 최초의 고려불화가 발견됐습니다.
가로 34.5cm, 세로 83cm 크기의 작품은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올해 2월, 국내 한 사립박물관장이 구입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감정을 맡은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역동성을 극대화한 기법과 옷자락에 그려진 모란 잎의 형상이 좌우대칭을 이뤄 ‘뫼산’자 모양을 이루는 것으로 볼 때, 14세기 초 고려불화에서 자주 나타나는 표현기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유출 시점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비단 테두리를 일본식으로 배접한 흔적이 남아 있어 고려 말 혹은 일제강점기에 유출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int-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내영도에는) 관음과 지장보살, 혹은 아미타 8대보살을 거느리고 와서 맞이해 가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하지만 관음보살이 직접 혼자 와서 내영해 가는, 맞이해 가는 그런 불화는 현재까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이런 그림이 출현한 것입니다. )
‘관음보살내영도’는 특이한 도상과 함께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갑니다.
문 교수에 따르면 “고려시대 내영도는 한국과 일본, 유럽 등 총 30점 정도가 남아 있는데 아미타불이 아닌 관음보살만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보관에 그리는 화불이 연꽃 위에 표현된 점도 유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비단에 표현된 아름다운 관음보살의 모습과 모란과 당초 등 천의를 장식하고 있는 4가지 세밀한 식물무늬 등은 독특성과 함께 불교 선 미술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int-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연꽃, 당초, 보상무늬 등 4가지 무늬가 어우러져서 정말 화려한 그림으로 형성됐습니다. 다른 예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도 특이하고...)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표현기법과 도상을 지녀 여러 학자들에게 ‘최초’와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관음보살내영도’.
한편 문 교수는 불교미술사에 커다란 의미가 될 수 있는 이번 발견을 분석논문을 통해 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