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가 종교시설 주변의 초미세먼지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분향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자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종교시설 관계자 뿐 아니라 시민들까지 나서 거리에서 시위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만 정부가 최근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종교 참배객의 ‘향 줄이기 방침’에 시민과 관계자들이 크게 반발하며 가두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대만정부는 옥외활동이 바람직한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1㎥당 35㎍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종교시설 인근 조사결과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453㎍으로 나타났다며 향 공양을 줄이라고 권고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런 문화와 관습을 정부가 나서 규제하려 하는 것은 대만의 오랜 전통문화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며 분향문화가 끊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INT-총한 웬/대만 시민
( 정부는 의례를 바꾸려고 공권력을 이런 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결정은 자발적인 시민단체들의 논의를 거쳐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지 정부가 나서서는 안 되는 문제입니다. )
전통문화가 파괴될 수도 있다는 의견과 향을 피우는 의식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 불자들도 많았습니다.
INT-페이 첸 황/ 대만 시민
( 이 향은 나와 부처님의 관계를 연결해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향을 피우며 우리는 부처님께 말할 수 있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등 정서표현이 됩니다.)
반면 한 시민은 대만에 절과 사당이 많아서 태우는 향의 양도 엄청나기 때문에 시대흐름에 맞춰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NHK는 대만에는 3만 곳 이상의 사찰과 사당이 있는데 한 명이 보통 향로 하나에 3개의 향을 올리고 화폐를 태우는 관습까지 있어 대기오염 지적에 자율적으로 향로 수를 줄이는 사찰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만 정부는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향 줄이기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