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빠져나간 문화재를 환수하려는 노력만큼 불법반출을 사전에 방지하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기획보도 여섯 번째, 문화재 유출을 막는 최종 수비수 중 한 기관인 인천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실입니다. 이동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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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나가기 위한 대표적 길목, 인천국제공항.
카트에 짐을 실은 한 여행객이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문화재감정관실.
출국을 앞두고 본인이 가져갈 물품이 문화재로 오인되지 않을까 자진검증을 위해섭니다.
감정위원들은 각종 도자기와 불상, 고서 등을 면밀히 살펴보며 철저한 조사 끝에 국외반출의 허가를 판단합니다.
문화재감정관실은 지난 1968년, 김포공항 내 최초로 설립,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제주공항을 비롯해 부산항과 동해항 등 총 18개소가 운영되며 문화재 반출을 막는 최종 수비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INT- 한재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문화재감정관실 위원
(공항을 거쳐서 나가는 물건 중에서 이것이 문화재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서 비문화재확인서라는 서류를 발급해드리고요. 비문화재로 판별된 물건은 저희가 스티커를 붙여서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게 도움을 드리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도난문화재 수만 2만8260여점.
지난 1960년대부터 문화재절도범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불법거래가 끊이질 않은 가운데 90년대 이후로는 문화재가 곧 돈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해외로의 밀반출이 급증했습니다.
특히 불순한 목적으로 취득한 문화재들은 국내에서 거래가 힘들기 때문에 공항과 항만 내 감정관실의 역할은 문화재 환수만큼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INT- 한재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문화재감정관실 위원
(50년 이상 된 물건에 대해서만 감정을 하고 50년 미만인 경우는 대부분 나갈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차후에 중요한 작가들인 경우에는 반출을 선별해서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올 것 같습니다. )
기관의 특성상 문화재감정관실은 24시간 문을 열며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의 경우, 지난해에만 8천3백여 점이 넘는 물품을 감정하며 1점을 문화재로 판명했고 같은 해 1월에는 제주공항에서 초조대장경과 화엄경 등 희귀성 높은 문화재를 확인하며 성과를 냈습니다.
최근에는 출국 직전 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물건의 사진과 정보를 올리는 사전예약 감정제도를 시행하며 시간절약과 감정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INT- 최선일 /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문화재감정관실 위원
(박물관에 있는 것들만 문화재가 아닙니다. 한 집안에 역사적으로 내려와 선조들의 흔적이 있는 물건들 중에 이것이 문화재적으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는 이들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문화재감정관실에 들러서 정확히 밖으로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것들을 확인받고 출국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항과 항만 등에서 묵묵한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재감정관실.
문화재 도난방지가 환수만큼 중요한 현실 속에 기관에 대한 폭넓은 지원과 홍보가 절실해 보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