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고 바쁜 삶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사제지간인 쌍계총림 방장 고산 대종사와 남해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이 선묵 특별전, 물속의 달을 마련했는데요. 이석호 기자가 전시회장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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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 행초서 불(佛)자를 비롯해 반야심경 270자를 전서와 행초서로 쓴 대자일자서까지.
전시장 안을 가득 메운 선묵 작품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느껴집니다.
‘정답은?’이라는 작품은 최근 우리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미투운동을 두꺼비를 통해 우화적으로 풍자하고 있습니다.
쌍계총림 방장 고산 대종사와 원각선원 선원장이자 남해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이 기존 선묵과는 다른 파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시회 개막식에는 조계종 전계대화상 성우 대종사와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스님, 쌍계사 주지 원정스님,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INT- 고산 대종사 /쌍계총림 방장
(여러분들 좋은 말 한 마디 들으면 얼마나 희희낙락하고 행복을 찾습니까. 그 반면에 나쁜 얘기 한 마디를 들으면 얼마나 또 마음이 상합니까. 그래서 먹 한 번 찍는 것하고 말 한마디 하는 것하고 차이점이 전부 그와 같은 등으로 변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번 전시회는 선필, 선묵, 선서화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회복하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선묵은 사회현실과 무관하거나 동떨어진 선승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통일신라부터 일제강점기를 전후한 근대까지 전통서예가 주류를 형성해왔지만, 현재는 그 명맥조차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선필, 선묵, 선서화가 다시 활성화 돼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현대인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INT- 성각스님 / 원각선원 선원장ㆍ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선화기능보유자
(한 붓으로 담백하게 전체를 아우르고 군더더기 없게 되게 하기 위해서는 평정심이 부족할 따름입니다. 모두가 이 전시회를 보고 조금이라도 마음 움직임이 있어 좋은 인연으로 성불하기를 축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시개막에 앞서 ‘기계문명 시대, 고산·성각 선묵의 의미’를 주제로 전시포럼도 열렸습니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선묵 특별전, 물속의 달은 오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작품 450여 점이 전시됩니다.
BTN뉴스 이석호입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