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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 학승의 쓸쓸한 뒷모습

기사승인 2018.10.27  06: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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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동안 출가수행자로 일생을 불교학 연찬과 후학양성에 매진해왔던 호암당 인환대종사가 26일 세납 88세 법납 67세로 원적에 들었다.

인환대종사는 모교인 동국대학교에서 불교학을 강의하며 한국불교의 교학발전과 후학양성에 매진한 종단의 대표적인 학승이다.

대종사의 영결ㆍ다비식은 오는 30일 부산 내원정사에서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요 해마다 해마다 상서로우니 이 세상이 그대로 정토요 내세에는 법계를 누비리라.’는 임종게를 남겼다.

하지만, 원로회의장을 위해 부산 내원정사로 법구를 이운하기 전 스님의 법구가 안치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엔 적막감만 감돌았다.

상좌도 없는 대종사이지만, 평생을 바친 동국대학교도, 원로의원으로 종단의 어떠한 예우도, 수십 년을 거쳐한 경국사에서도 스님의 마지막을 지킨 이는 없었다.

그나마 스님을 오랫동안 시봉한 재가불자, 대종사와 잠깐이지만 상좌의 인연을 가졌던 이와 초하루 법문을 빠뜨리지 않았던 선학원 중앙선원 관계자만이 대종사의 법체를 떠나지 않았다.

27일 새벽 6시.

원로의장 세민스님의 금강경 독경의 인도로 대종사의 법구는 병원 엠블런스에 실려 부산 내원정사로 향했다.

‘내 죽으면 경국사와 동국대를 한 바퀴만 돌고가라’는 스님의 생전 당부는 새벽 찬 가을바람처럼 쓸쓸히 흩어졌다.

1952년 효선스님을 은사로 부산 선암사에서 출가한 인환스님은 1953년 석암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56년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각각 수지했다.

단일계단이 시행되지 않았던 당시 자운스님과 함께 실질적인 전계대화상 역할을 도맡았던 석암스님은 인환스님이 계율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됐으며, 훗날 인환스님은 석암스님의 법을 이었다.

입적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인환대종사는 은사인 원허스님의 업적을 기리는 논문을 선리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선문화연구>에 실어달라는 요청을 할 정도로 원허스님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구족계를 수지한 인환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에 입학해 학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석사학위를 취득한 스님은 1968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도쿄대에서 ‘신라불교 계율사상 연구’로 스님으로는 최초로 일본 도쿄대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인환대종사는 해외포교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1970년대 숭산스님과 함께 북미포교에 나섰다.

숭산스님이 미국에서 선을 전할 때 인환스님은 캐나다 토론토에 대각사를 창건해 한국선불교를 전했다.

1982년 한국으로 돌아온 스님은 동국대 교수로 모교에서 후학과 인재양성에 매진하며 1996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불교대학원장과 불교문화연구원장, 정각원장 등을 역임해 학교발전을 이끌었다.

정년퇴임을 하면서도 봉직하면서 받은 전 월급과 퇴직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쾌척하는가 하면, 지난 2013년에는 강의와 법문비를 모아두었던 1억원을 한국불교학 진흥기금으로 동국대에 보시하며 한국불교를 향한 老 학승의 남다른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호암당 인환대종사의 영결식은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오는 30일 부산 내원정사에서 엄수된다.

조문객을 받기 위한 빈소 마련과 장례절차를 준비하기 위해 내원정사는 분주할 터다.

시간과 돈은 중생의 몫이기에 게으르거나 검소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환대종사의 지론은 스님이 가진 모든 것을 후학들을 위해 내 놓으면서 실천했다.

그 흔한 자동차나 시자도 없이 ‘지하철도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법문과 강의는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이 스님의 발이었다.

개구쟁이 같은 천진함 속에서도 병 속에서도 마지막 논문까지 준비했던 영락없는 학승이었다.

매일이 좋은 날이고, 해마다가 상서롭다던 호암당 인환대종사.

이 세상이 정토요 내세에는 법계를 누비겠다는 임종게를 남겼지만, 현세의 중생들은 정토가 아닌 예토에, 내세의 믿음은 무명에 쌓인 채 허상만을 좇고 있지는 않은지 老 학승의 마지막 뒷모습이 쓸쓸하다.

하경목 기자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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