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립중앙박물관이 새해를 맞아 불교회화실의 전시품들을 새롭게 단장해 꾸몄습니다.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을 주제로 다양한 불화와 경전, 조각 등 숭고한 정신이 담겨 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동근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대고려전’ 전시로 불교예술의 대중성을 높이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불교회화실 교체 전시로 감상의 폭을 넓혔습니다.
상설전시관 2층에 마련된 전시는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을 주제로 심상을 돌아볼 수 있는 불교회화와 경전, 조각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영상과 함께 마련된 ‘관음보살을 새긴 거울’은 존귀한 형상이 눈앞에 나타나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관음보살의 모습이 모든 것을 비추는 거울에 새겨졌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만나거나, 험상궂은 도적을 만나는 장면 등 사바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관음보살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더불어 18세기 대표 화승인 의겸스님의 작품,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에서 불국토의 향기가 느껴지고, 푸른 쪽빛에 찬란한 금빛으로 표현된 관음보살과 재난 구제 모습이 그려진 ‘법화경 변상도’ 등 두 점의 보물도 전시됐습니다.
int-유수란/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거울은 모든 것을 비추는 물건입니다. 거울에는 나뿐 아니라 다른 존재들도 비추게 되는데 마치 현실에 관음보살이 존재하는 것처럼 비춰지게 될 수도 있고요, 관음보살을 보면서 내안의 보살도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의미가 담긴 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구원의 의미가 담긴 지장보살 작품도 눈에 띕니다.
보존처리를 거쳐 선보인 ‘지장보살과 시왕’으로 스님 모습을 한 지장보살을 비롯해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등 지옥을 다스리는 열 명의 왕과 동자를 표현했고, 지옥에서 구원을 약속하게 된 이유가 담긴 경전도 함께 선보입니다.
이외에도 죽은 자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사자’와 다섯 번째 왕인 염라대왕의 심판에서 만나는 ‘죄를 비추는 거울’ 등 각종 불교공예품과 불화들은 지옥의 모습을 풍성하게 전달해줍니다.
int-유수란/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불교에는 굉장히 많은 존격들이 있습니다. 부처님뿐 아니라 다양한 보살들이 함께 있고요. 이 보살들은 현실의 우리를, 그리고 죽어서도 우리를 구원해 주는 존재들입니다. 다양한 불교미술품들을 통해서 만나는 보살들을 보면서 불교가 가지고 있는 구제의 힘을 한 번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불교회화실 교체전시는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불교예술의 새로운 관점과 접근성을 높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