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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천년 넘은 문화재입니다"

기사승인 2019.01.26  00: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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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울리는 휴대폰 소리.

광주지역의 노스님께서 지역신문에 난 기사를 보내주셨다.
 


담양에 있는 도유형지방문화재 192호 오룡리 석불입상 주변에 문화재보호법을 무시하고 건축된 축사가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는 내용.

국가지정 문화재는 아니지만 마땅히 보호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불교의 소중한 자산이 법을 무시하고 지어진 축사 때문에 훼손되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양으로 향했다.
 


축사 주인이 붙인 노란 현수막에 큼직한 글씨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이 급해 일단 석불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기사에서 본 것처럼 축사와 석불은 채 5미터도 안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 석불을 살펴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멘트로 허술하게 붙여진 왼손.

전문가가 아닌 내가 봐도 원래 그 석불의 손이 아니란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
 


정체모를 손.

그것도 무성의하게 시멘트로 대충 붙여진 손에는 조잡하게 그려진 손금까지 새겨져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얼굴 눈 쪽이 석고로 덧칠해진 흔적들도 보였다.
 


누가 장난을 친 것인지 아니면 눈을 도드라지게 보이려고 일부러 칠해 넣은 것인지.

다시 주위를 살폈다.

몸통에 갈라진 틈 부분에 핀을 박은 흔적들도 눈에 띄었다.

아무리 지방 문화재라지만 누가 문화재에 이런 짓을 했을까?

문화재가 어떠한 이유로 상하게 되면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다시 원형과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하거나 보존처리하는 것이 마땅한데...
 


축사가 문제가 아니었다.

담양군청 문화재과에 전화를 걸었다.

담당자에게 석불의 상태를 설명하고 어떤 상황인지를 물었다.

담당자는 1998년 문화재 지정 전부터 그 문제의 왼손이 붙여져 있었고 당시에 문화재위원들 의견을 참고해 복원보다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 지역 언론에서도 석불 훼손 문제가 불거진 만큼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면 내년에 예산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제라도 지역 언론의 관심을 받아 복원내지 보존에 예산을 마련하겠다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문화재전문가는 석불이 사찰 안에 있어 사찰 소유의 문화재였다면 그렇게 방치해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지역 불교계와 교계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앞장섰어야 하는데 하며 반성도 해본다.

현재 담양지역 불교단체는 사암연합회와 불교연합회 두개로 나뉘어 활동 중이다.

공교롭게도 광주도 얼마 전 사암연합회가 활동재개를 선언하면서 광주 불교단체가 두 개의 단체로 양분되는 모양새다.

그렇지 않아도 불교세가 타 종교에 비해 약한 지역이라 힘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지켜보는 이들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김민수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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