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9일 출판기념법회 및 전람회 금정문화회관 전시실
보통 사람들은 무심코 보고 지나가는 것을 예사롭지 않게 여기고 간직하는 이들이 있다. 절집 스님들의 법구 가운데 이상하게 주장자는 주목하는 이들이 드물다.
부산 금정산 원각사 인오스님의 그런 특별한 안목과 손재주를 빛을 발하게 됐다. 스님은 오는 4월 19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대전시실에서 스님이 10여 년 전부터 정성을 다해 만들어온 주장자 33점을 대중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스님의 주장자론을 사료와 문화사적으로 고찰한 책 <주장자, 맑은소리맑은나라 刊>의 출판기념법회도 함께 열린다.
선사들이 만행을 떠날 때, 법상에서 성성한 할을 토할 때, 방일한 제자를 방으로 내려칠 때 꼭 필요한 것이 주장자다. 수행자의 법구 18가지 중에 대표적인 물목으로 석장, 법장, 지장, 육환장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차를 타게 되면서 요즘처럼 주장자를 쓸 일이 없어진 시대에도 선사들에게는 여전히 법의 상징과도 같은 법구다.
인오스님이 주장자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은사였던 근암당 지일스님을 따라 영축산과 내원사 인근에서 주장자로 쓸 감태나무를 찾아다녔던 특별한 인연 탓이다. 은사스님이 들려주는 주장자 이야기에 심취해 주장자에 빠져 살면서 어느 듯 자신도 이제 주장자와 하나가 됐다. 주장자의 재료가 되는 감태나무는 약성이 있고 철성분이 많아 삿된 것을 막아주는 벽사의 의미까지 있어 오래 전부터 민가와 절집에서 애용돼 왔다.
주장자 1점을 만드는 데는 1년 이상의 건조기간을 거쳐 열흘정도의 다듬질, 옷칠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처음 은사스님의 주장자 만드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보고 따라하면서 수태 시행착오를 거치고 이제는 제법 제방 스님들에게도 내놓을 만큼의 실력이 됐다. 인오스님이 손수 만든 주장자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통도사 전 방장 원명스님, 현 방장 성파스님도 사용하고 있다.
스님은 “점점 잊혀져가는 주장자를 세상에 내놓아야겠다고 발원했고 그렇게 한 해 두 해 놓은 주장자들을 한데 모아 전시까지 하게됐다”며 전시회에 대한 불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전시회 문의 051)255-0263
인오스님은 통도사에서 지일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8년 설정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1998년 청하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어산작법학교, 중앙승가대를 졸업하고 위덕대에서 불교학 석사를 마쳤다. 총무원 사회국장 조사국장을 역임했다.
조용수 pressphoto@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