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해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합장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관불의식까지 거절했습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 대표의 이런 행동은 처음이 아닙니다. 하경목 기잡니다.
------------------------------
〔리포트〕
지난 12일 조계종 제10교구본사 은해사에서 봉행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른 참석자들과는 다르게 합장도 하지 않은 채 서 있습니다.
법요식의 하이라이트인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도 거절했습니다.
이웃 종교인들이 합장 반배와 관불에 참여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날 황교안 대표의 태도에 대해 불교계는 자신과 다른 종교에 대해서 예법도 지키지 않는 무례한 행동이라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회갈등을 봉합해야 될 정치인이 오히려 종교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광서/종교자유정책 연구원 고문(전화통화)
(갈등의 해소보다는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들인데, 그것이 사회 지도자가 그래서는 안 되는 겁니다. 특히 정치 지도자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황교안 대표는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황교안 대표의 이런 자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달 27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예방하는 자리에서도 합장은 하지 않고 양손을 맞잡은 채 인사하고 악수를 했습니다.
지난 2015년 종교편향 논란 끝에 국무총리로 취임한 황교안 당시 총리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스님과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 등 불교계를 예방하는 자리에서도 역시 묵례와 악수로만 인사를 나눴습니다.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의 임명에 불교계 뿐 아니라 일부 개신교계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개신교 극단주의 지도자로 사회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였습니다.
류상태 목사/2015년 6월 12일 범종교인 연석회의 기자회견 中
((개신교 극단주의가) 가치관에 녹아있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정책에 나타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에 어떤 혼란이 발생하겠습니까. 저는 그것을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이분은 절대로 총리가 돼서는 안 됩니다.)
정치지도자로서 장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과도 비교되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역시 종교편향 논란이 이어졌지만, 불교계에 대한 최소한의 예법은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반면 황교안 대표의 이번 은해사 봉축법요식에서의 태도는 정치인, 나아가 유력한 대선 후보까지 거론되는 인물로서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평갑니다.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전화통화)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뵐 때도 합장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좀 심하잖아요. 종교 지도자에 대한 폄훼인 것이고, 지금까지 어떤 정치 지도자 중에 종교가 다르다고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
국민통합을 위해 민생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대표의 종교를 대하는 자세는 종교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국민통합 대장정 행보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