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송광사 전 율원장 도일스님이 출가 수행자가 진정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고 율장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이 ‘계율과 명상의 관계’를 주제로 한 교육연수에서 강의한 내용 중 일부인데요, 하경목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이 개최한 제7차 교육연수에 세 번째 강사로 나선 송광사 전 율원장 도일스님은 간화선을 통해 확철대오를 바라는 것은 한국불교의 로또라며 매년 2천여명의 수좌가 안거에 들지만 깨달음을 인가받은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화두라고 하는 공안은 누구나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어야 한다면서 언어의 도그마에 빠지지 말라고 도일스님은 강조했습니다.
도일스님/송광사 전 율원장
(화두를 깨닫는다는 말 자체 때문에 말의 도그마에 빠져서 우리는 굉장한 것이 있는 것 같아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는 그게 아닌데. (화두는) 자신한테 물어보는 말. 즉 나에게 해보는 질문입니다.)
‘이뭣고’는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인데, ‘나’라는 존재는 오온으로 설명되어 있고 오온을 관찰하는 사념처로 늘 깨어 있는 것이 명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도일스님은 화두선의 한계에 봉착하면서 남방불교의 위빠사나 명상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 한국불교의 현주소라고 진단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습니다.
하지만, 선종 중심의 교육으로 부처님의 원음을 듣기 어려운 것이 현재의 교육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일스님은 출가 수행자의 모습이 진정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고 율장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일스님/송광사 전 율원장
(율장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모든 행동이 율에 맞게 되고 율에 맞으면 그것이 바로 명상화됩니다. 우리한테 주어진 명제들은 깨달아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죽을 때까지 함께 가는 것입니다.)
한국불교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도일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는 위의를 갖춘다면 포교는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며 계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사흘 동안 진행된 교육연수는 승가 존속의 기틀인 계율을 재인식하고, 계행이 선정과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 됐습니다.
능윤스님/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 연구과정 1학년
(계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계율이 스님들의 수행에 기본이고, 교단 존속의 기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됐고, 계율 수행자체가 명상이라는 것을 한 번 더 인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이 ‘계율과 명상의 관계’를 주제로 한 교육연수는 동화사 율주 지운스님과 봉녕사 율주 적연스님에 이어 이날 송광사 전 율원장 도일스님의 강의로 일정을 마무리 됐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