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던 참전 노병들이 지리산 화엄사를 찾았습니다.
70년 가까이 지난 세월 탓에 등이 굽고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지만 훈장을 가슴에 달고 나라를 사랑하는 정신만큼은 변함없습니다.
구례 화엄사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오늘 지역 내 국가유공자와 군장병, 경찰 등 보훈가족들을 초청해 사찰음식을 대접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덕문스님 / 화엄사 주지
(이 나라를 지키고 애써주시고 또, 현재 지키고 계시고 아껴주시고 너무나 사랑하신 우리 보훈가족들에게 따뜻한 점심공양 한 끼 정도는 공양 올려드리는 것이 우리의 도리이지 않겠나라는 마음을 내서...)
보훈가족을 위한 사찰음식 대중공양에는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을 비롯해 사성암 대진스님, 김순호 구례군수와 보훈가족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화엄사는 ‘산사의밥상’ 선다회 회원들이 이른 새벽부터 준비한 사찰음식 500인분을 정성껏 마련했습니다.
김한숙 / 산사의밥상 선다회원
(보훈가족들께 이렇게 정성껏 준비해서 음식대접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쁘고요, 너무 행복합니다.)
참전 노병들도 정성껏 마련한 사찰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옛 전우들과 근황을 물으며 담소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김영호 / 한국전쟁 참전용사
(맛이 어떠세요? 맛 기가 막히게 좋구만. 이렇게 먹으면 건강해.)
관내 방어를 담당하는 인근부대 장병들도 참전 노병 선배들을 보면서 나라사랑 의지를 다졌고 사찰음식 맛에 도 놀라움을 나타냈습니다.
부경지 일병 / 육군 31사단
(여기 와서 유공자분들을 직접 뵙게 되니까 역사에 대해서 책으로만 보던 것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느낌이라 굉장히 영광스럽기도 하고...)
김현세 상병 / 육군 31사단
(사찰음식을 처음 먹어봤는데 원래 간도 밋밋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간도 잘 맞고 맛있게 먹었고 이 음식 먹고 이제 나라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한 끼 공양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고 애쓰고 있는 보훈가족들에게 사찰과 신도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 뜻 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BTN 뉴스 김민수입니다.
김민수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