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 근대불교의 중흥조인 해월당 봉려관스님을 기리는 음악제가 제주에서 봉행됐습니다. 여성의 몸으로 시대의 고난에 맞서 부처님 자비광명을 꽃피운 스님의 업적이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는데요, 관음사 창건 110주년을 기념하며 관음자비량합창단이 주최한 정기연주회 현장을 김건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합창단의 아름다운 음성공양이 진중한 울림으로 퍼져나갑니다.
제주 관음사 창건 110주년을 기념하며 관음자비량합창단이 주최한 정기연주회는 제주 항일항쟁의 빛 해월당 봉려관스님을 기리는 음악회로 올해로 9년째 공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자비 벙글으는 소리’는 봉려관스님의 출가 초기과정을 뮤지컬로 창작해 스님의 업적을 보다 쉽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법성스님 / 관음자비량합창단 지도법사
(전문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미숙하고 미흡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께서 격려해주시고 또 박수를 많이 쳐주신다면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진행된 공연은 평범한 제주 여인의 삶을 살던 봉려관스님이 고승으로부터 관세음보살상을 전달받는 인연을 그리며 시작됐습니다.
억불정책의 시대적 배경, 남편과 주변인들의 반대 등 갈등 속에서 커져만 가는 봉려관스님의 불심은 관객들에게 스님의 인간적인 고뇌를 공감하게 했습니다.
강경훈 / 현국남 역 : 봉려관스님의 속세 남편
(부처나 관세음보살이 아이들 아픈 걸 낫게 하고 종식이 엄마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해도 우리 집안은 대대로 유교집안이니라.)
장부임 / 안려관 역 : 봉려관스님의 속명
(관세음보살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소서.)
갖은 핍박과 수모에도 오직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며 불상을 찾아 떠나는 스님의 모습을 끝으로 첫 창작뮤지컬은 성황리에 마무리 됐습니다.
관음자비량합창단은 앞으로도 공연을 통해 봉려관스님의 위대한 업적을 도민과 지역불자들에게 널리 알려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성 / 관음자비량합창단 단장
(‘자비 벙글으는 소리’에서 ‘벙글으다’는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거든요. (공연을 통해서) 우리 도민들의 가슴에도 이 깊이 있는 자비가 꽃망울이 터지듯이 끄집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주불교 중흥과 항일운동에 앞장서며 시대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선각자의 길을 걸어간 해월당 봉려관스님.
공연과 더불어 학술연구 등 각계의 노력들이 더해져 봉려관스님의 업적을 올바르게 기릴 수 있기를 제주불교계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BTN 뉴스 김건희입니다.
제주지사 김건희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