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총림 해인사 주지를 역임한 만불사 조실 망우당 봉주스님이 세수 84세, 법랍 71년으로 오늘 오전 입적했습니다.
분향소는 영천 만불사 인등전에 마련됐으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엄수됩니다.
봉주스님은 1936년 2월 8일 경남 합천군 가야면에서 태어났습니다.
1949년 합천 해인사에서 인곡스님에게 사미계를 수지 득도했습니다.
1955년 동산 혜일 스님을 계사로 서울 조계사에서 보살계를, 1961년에는 역시 동산 혜일 스님을 계사로 부산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각각 수지했습니다.
1953년 해인사 선원에서 하안거를 성만한 이래 창원 성주사 선원, 대구 동화사 금당선원, 울진 불영사 선원 등 제방 선원에서 당대 선지석을 찾아 참선 정진하며 수선안거했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만불사에서 홀연히 견처를 꿰뚫어 보고 오도송을 읊었습니다.
洗心春山淨澗濱 봄 골짜기 맑은 물에 마음을 씻어내니
淸明無復可湔塵 맑고 밝아 다시 씻어낼 티끌 없네.
禪堂居參究妙理 선당에 앉아 묘리를 참구하니
窓影悟本地風光 창에 드리운 그림자에 본지풍광을 깨닫네.
스님은 수행납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대중들이 오롯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외호대중의 소임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제 5~10대 중앙종회 의원, 1971년 평창 월정사 감찰부장, 1973년 가야총림 해인사 주지, 1978년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1981․3년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1983년 총무원 인사위원장, 1984년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 1991년 조계종 제도개혁위원회 부위원장, 1992년 조계종 초심호계위원회 위원장, 1998년 해인사 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1973년 해인사 주지로 취임했을 당시 가야산을 국립공원화하려는 정부에 맞서 산문폐쇄를 불사하며 우리나라 제일의 수행도량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켜냈습니다.
또한 진주 응석사, 평창 상원사, 청도 용천사, 거창 송계사 등 전국 각지의 사찰 주지 소임을 맡아 기울어져 가던 사격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불법을 널리 홍포했습니다.
남동우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