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와 관련해 선제적인 대응으로 불교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온라인에서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님들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이유가 흰 고무신 ‘백신’ 때문이라는 게시물인데요. 단순히 웃고 넘길 유머를 넘어 새겨야 할 가르침도 있다고 합니다. 이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서 스님과 백신을 검색하면 볼 수 있는 게시물들입니다.
스님의 백신이 코로나를 막았다는 제목의 언론사 유튜브 영상에서부터 중국어로 번역한 버전까지 스님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이유를 제목으로 재생산된 게시물을 카페, 블로그, 뉴스에서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회, 천주교 모두 모두 코로나19에 걸리는데 절에서 걸리지 않는 이유를 알고 보니 스님들이 신고 다니는 흰 고무신, 백신 때문이었다는 내용입니다.
이 게시물은 지역을 막론하고 스님과 불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한두 번 이상은 듣거나 공유한 유명 게시물이 됐습니다.
진각스님/합천 해인사 총무국장
(불교계를 호의적으로 대하는 반응이라고 봅니다. 저도 유튜브를 통해서 봤는데 고무신이 이렇게까지 좋은 의미로 해석되나 하고 봤더니 흰 ‘백’에 신발 ‘신’ 해서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약이라고 유튜브에 게재된 것을 봤습니다. 지역민들의 불교계에 대한 좋은 평을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론사에서도 재해석할 만큼 잇따라 재생산 되고 있는 이 게시물은 단순히 웃고 넘길 유머를 넘어 불교계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민 공감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도 보입니다.
오심스님/조계종 문화부장
(많은 분들께서 스님들이 헌혈을 하고 법회를 연기하고 연등회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연기한 데 대해 정말 잘했다고 칭찬일색입니다. 저희들은 칭찬 받으려 한 건 아니고 국난의 상황에서 가장 먼저 예방활동을 하고 법회를 중지하고 행사를 연기시키는 등 잘 예방하고 대비했기 때문에 아직 코로나19에 청정한...)
조계종 문화부장 오심스님은 이 글이 호응을 얻는 데 대해 재밌기도 슬프기도 하지만 힘든 시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극복하자는 국민적 의지가 담긴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이유로 흰 고무신처럼 청정한 공간에서 수행하며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는 때문도 있는 것 같다며 조심하되 불안하지 않길 당부했습니다.
특히 일과를 마치고 댓돌 위에 가지런히 고무신을 정리하는데 그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며 누구의 부주의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금 흰 고무신 이라는 백신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관리하는 예방약이 되길 기대했습니다.
오심스님/조계종 문화부장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신발은, 신발을 벗으면서 조고각하라는 말을 생각하게 합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라는 그런 뜻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코로나19 백신 이라는 이 한 장의 사진은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반드시 이겨내고 말겠다는 불교의 동체대비 가르침을 담은 강력한 백신으로 입에서 입으로 손에서 손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