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스님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피소됐습니다. 성북구사암연합회 회의에 참석해 갈등을 빚고 있는 한 비구니 스님을 수차례 폄하했다는 이유인데, 성북구청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윤호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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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서울 성북구 정릉동 운선암 주지 지성스님이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을 지난 14일 모욕죄로 고소했습니다.
운선암은 지난 2008년경 사찰 소임자의 해외 체류 당시 법당이 강제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지 지성스님은 법당 철거 주체를 성북구청으로 지목하면서 구청과 갈등을 빚어 왔습니다.
지성스님은 어제 경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북구사암연합회 스님들과 함께 이승로 구청장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연합회 스님들은 이승로 구청장이 성북구사암연합회 회의에 참석해 지성스님을 지속적으로 폄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성스님 / 운선암 주지
(어떤 의도에서 (그런 발언을) 하셨는지는 모르는데 참 불쾌했습니다. 많이 오열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아파했고, 고소장을 접수하기까지 힘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아프게 만든다는 것은 스님으로서의 도리가 아니지만, 구청장님이 운선암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저렇게까지 지속적으로 (폄하)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기회에 꼭 구청장님이 왜 그러시는지에 대해 해명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승로 구청장의 모욕성 발언이 있던 당시 성북구사암연합회 회의에 참석한 스님 6명은 사실 확인서를 작성했습니다.
이승로 구청장은 사암연합회 회의에서 “운선암 스님 때문에 동네 주민들에게 맞아 죽을 뻔했다”, “성북구청 직원들은 운선암 스님이 다 나쁘다고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북구사암연합회는 소속 회원 스님에 대한 구청장의 모욕성 발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회의에 참석한 다른 스님들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상연스님 / 성북구사암연합회장
((성북구청장의) 발언은 자유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인 데서 운선암 스님이 잘못했다는 말, 또한 맞아죽을 뻔했다는 말, 저만 들은 게 아닙니다. 어째서 청장님이 저렇게 말씀할 수 있을까 생각하신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성북구청 측은 지성스님에 대한 구청장의 이 같은 모욕성 발언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성북구청 관계자(전화인터뷰)/
((회의 때) 제가 옆에 있었는데 듣기로는 청장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어요. 모욕적이거나 인권 침해적인 발언은 한 적은 없습니다. 어느 지자체장이 스님뿐만 아니고 주민을 상대로 그런 발언을 할 수 있겠어요.)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