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행결사 자비순례 여정이 열흘째를 넘어섰습니다. 결코 간단치 않은 대장정이 차질 없이 진행된 데는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큰데요. 길 밖에서 길 위의 순례자를 돕는 봉사자들을 윤호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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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만물이 잠든 시간 새벽 3시, 순례자들이 어둠을 헤치고 하나둘 텐트 밖으로 나옵니다.
쌀쌀한 날씨에 굳어진 몸을 풀고 발원문을 합송하며, 만행결사 자비순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현장음]
순례자들이 떠나고 적막만이 감도는 야영장에 곧이어 무명을 밝히듯 빛무리가 모여듭니다.
원활한 순례를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온 겁니다.
봉사자들은 순례자들이 간밤을 보낸 텐트를 걷고 매트를 소독하며, 순례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힘을 보탭니다.
매일 정리해야하는 텐트만 120개,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 봉사자들 손에 일사천리로 해결됩니다.
다음 야영지까지 찾아가 순례단이 도착하기 전까지 텐트를 다시 펼치는 것도 봉사자들의 몫입니다.
장영욱 / 자비순례단 자원봉사팀장
(저희 봉사자들이 매일 21일간 참여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또는 주말에 참여하시는 분도 있고, 단기간 나눠서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순례단을 위해서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죠. 왜냐하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데 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순례단이 큰 어려움 없이 순례를 이어가는 데는 봉사자들의 역할이 큽니다.
팔공총림 동화사는 지난 7일 입재식부터 지금까지 순례단을 돕기 위해 매일같이 봉사자들을 파견했습니다.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와 대구경북 포교사단, 구미사암연합회, 지역사찰들도 함께 힘을 보탰습니다.
봉사자들은 텐트 정리뿐만 아니라 순례단의 대중공양 준비와 배식까지 도맡아 외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안정열 / 동화사 자원봉사자
(원래 부처님 당시에도 스님들께 공양 올리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참가하는 걸 저희들은 영광으로 생각하고, 처음엔 조금 힘들었는데 하면 할수록 우리가 신심이 나서 유지할 수 있었고... 또 회원들도 갈수록 더 참여해주셔서 아름답게 회향할 수 있을 것 같아 영광입니다.)
봉사자들의 정성어린 손길에 순례자들도 잊지 않고 매일같이 감사한 마음을 표합니다.
쉽지 않은 순례 여정이지만 많은 봉사자들의 도움 덕분에 순례자들은 조금 더 힘을 냅니다.
법원스님 /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순례’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그 순례를 가능하게 해주는 순례지원단의 모습은 정말 순례자 못지않은, 순례자보다 훨씬 더 힘든 또 하나의 순례길이었습니다. ‘아, 이분들이야말로 순례의 조연이 아닌 진정한 주인공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길 위에 선 순례자와 길 밖에서 힘을 불어넣는 봉사자.
한국불교 중흥과 국난극복의 원력은 화합대중의 한마음으로 영글어갑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