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중흥과 국난극복을 기원하며 지난겨울 동안거 천막정진부터 최근 만행결사 자비순례로 이어진 상월결사.
상월결사를 이끌어온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과 오랫동안 불교학을 연구해온 학자들이 오늘 봉은사에 모여 미래불교의 과제를 함께 모색했습니다.
지난달 자비순례단이 개최한 1차 대중공사에 참여해 상월결사의 의미를 짚어보고, 한국불교를 진단한 학자들은 당시 못다 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냈습니다.
학자들은 먼저 상월결사가 한국불교 근현대사에서 사부대중이 깊은 감동을 느끼고, 각자의 실천이 갖는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석길암 /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사회문화연구원장
(근현대 100년 정도 불교 역사,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가슴에 북받치는 일보다 분통 터지는 일이 많았거든요. 상월결사 시작하고 난 뒤 짧은 1년여 동안에 가슴이 울컥울컥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윤재웅 / 동국대 사범대학장
((상월결사를 통해) 모든 중생이, 모든 국민이, 모든 시민이 게으르지 말고 열심히 각자 자기분야에서 열심히 정진하는 일이 부처님 말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습니다.)
상월결사가 직접적인 수행정진을 선보이면서 대중의 감화를 이끌어냈지만 구체적인 사상 정립이 되지 않아 오랫동안 결사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단순히 불교 내에서만 화제가 되지 않고 일반사회까지 퍼져나가기 위해서는 상월결사의 이미지가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겁니다.
자현스님 / 중앙승가대 교수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하나의 문제성이 있다고 보고, 사상정립을 통해서 뚜렷한 이미지를 제고하지 못하면 종단이나 불교권 안에서는 얘기가 됩니다. (하지만) 불교를 넘어서 외부까지도 영향을 줘야 세상을 바꾸고 불교를 일으킬 수 있는...)
학자들의 평가와 제안에 상월선원 회주스님은 일련의 결사가 신도와 출가자 감소, 열악한 재정문제 등 한국불교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님과 학자, 포교사 등 구성원 모두가 입으로만 불교를 외칠 뿐 실천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새로운 결사에 나섰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직접 몸으로 고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부대중이 각자 불교중흥의 원력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자는 뜻입니다.
자승스님 / 상월선원 회주
(이 현실을 심각하게 내다보고 있는 스님들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 사부대중 역시 그 범위를 못 벗어나고 있고. 실천하고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모든 걸 걸고 수행자로서 뭔가 애쓰는 모습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움직이는 불교를 보여줌으로써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습니다.))
1년간의 상월결사에서 불교중흥의 초석을 발견한 학자들은 앞으로 불교가 사회를 선도해가는 정신문화로 거듭나도록 연구를 통해 결사정신 정립에 나설 전망입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