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서지윤 간호사 어머니 최영자 씨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원행스님에게 큰 과일바구니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간호사들의 직장내 괴롭힘, 즉 태움 문화를 견디다 못해 세상을 떠난 고 서지윤 씨가 유명을 달리한지 1년 10개월만입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는 고 서지윤 간호사 사건의 진상규명 대책위 활동을 펼쳤고 100일 추모재 등을 올리며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데 노력해왔습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는 업무과중을 아무리 토로해도 변하지 않던 직장문화를 지적하고 책임자 문책과 의료원장 퇴진, 직장 내 업무개선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1월 9일 근로복지공단은 고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업무상재해로 인정하고 병원 내 추모비 건립까지 확정하게 됐습니다.
최영자/故 서지윤 간호사 어머니
(진상조사 할 때도 많이 도와주셨고 100일 추모재도 그렇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러다보니까 산업재해 인정까지 받을 수 있어서 스님들한테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원행스님은 고통 속에서 힘겹게 버텨온 유가족들에게 뒤늦게라도 이번 산재인정이 조그만 위안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또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조계종 사회노동위가 제2, 제3의 헛된 죽음을 만들지 않는데 촉각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우리 노동위에서 관심을 가지고 위로를 해드린다고 하지만 늘 부족하고 그렇습니다.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 서지윤 간호사 어머니 최영자 씨는 경영 일선에 있는 사람들은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수습에 급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말 근무가 당연하고 연장 근무가 허다했던 딸의 모습의 심각성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이 한이라는 겁니다.
또 태움문화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며 반 인권적인 문화 근절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영자/故 서지윤 간호사 어머니
(간호사들의 처우가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 또 지윤이 같은 아이들이 생긴다고 할 수 밖에 없어요. 간호사들한테 정말 너무 많은 노동력이 주어지고 있더라고요. 저는 그렇게까지 심한 줄은 몰랐어요. 딸아이가 말을 안했으니까요.)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에서 나온 ‘태움’.
이번 고 서지윤 간호사 산재인정이 지금도 한국 사회 곳곳에서 태워지고 있는 젊은 청년들의 삶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