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부 구미시의원들이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 예산안을 심사하며 불교 폄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구미불교계는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를 요청했습니다. 윤호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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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일부 구미시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안을 다루는 회의에서 사찰 문화재 보존을 위한 예산과 관련해 불교 폄하 발언을 남겨 지역불교계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난이 의원은 지난 16일 제6차 예결산특위에서 구미 대둔사에 배정된 예산을 두고 ‘특혜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관광지에 위치한 사찰이 아닌데다 다른 시의원이 신도로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홍 의원은 대둔사를 1인 사찰이라고 비하하면서 “절 짓고 보물만 사다 놓으면 예산을 지원해야 되냐”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홍난이 / 구미시의원(제6차 예결산특위)
(절 하나 지어서, 보물 하나 사와서, 어떻게 해서 보물 지정돼... 그리고 20억 30억을 1인 절에, 관광지에 있는 절도 아니고 그냥 절이에요.)
더불어민주당 안장환 의원은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 재정 상태에 따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화재 수리·복원의 필요성으로 책정되는 예산임에도 재정 상태가 양호한 사찰에는 예산을 지원하면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심지어 사찰이 마치 문화재 보존에 소홀해 훼손이 발생하고, 이를 시민들의 혈세로 해결한다는 식의 발언도 남겼습니다.
안장환 / 구미시의원(제6차 예결산특위)
(우리가 꼭 우리 시민의 혈세로 (문화재를) 지켜야 합니까? 그걸 소장하고 있는 사찰의 주체가 지킬 의무는 없습니까?)
2018년부터 내년까지 4년간 대둔사에 배정된 예산은 국비 포함 약 18억 6000만원입니다.
대웅전 내부단청 기록화 및 보존처리 사업 2억 5000만원,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보존처리 사업 2억 2000만원, 재난방지시설 구축 2억 1000만원 등 대부분이 문화재 보존 명목으로 배정됐습니다.
대둔사 대웅전과 아마타불상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구미시의원들의 거듭된 불교 폄하 발언에 구미불교계는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어제 더불어민주당 지역당사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비대위 측은 문화재 보존·관리에 대한 시의원들의 몰이해를 지적하면서 불교폄하 발언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습니다.
이홍기 / 구미 불교인 비상대책위원장
((소속 정당에) 향후에는 절대 이런 모두발언을, 또 불교를 폄하하는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의원이 정정 발언을 하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각 사찰의 노력을 폄하한 일부 시의원들의 발언은 구미뿐만 아니라 불교계 전체에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