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지난해 12월 24일 선암사 부지에 지은 야생차 체험관을 철거하라는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조계종 선암사가 순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철거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조계종과 태고종이 선암사 소유를 두고 분쟁중인 만큼, 원고가 소송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오늘 입장문을 통해 “선암사는 국가법에 의해 조계종에 귀속된 전래 사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법에 의해 조계종에 귀속된 선암사만이 진실한 실체”라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조계종 선암사의 적법한 권한행사는 부정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1970년도에 창종한 태고종이 아무런 법적 권한 없이 선암사를 장기간 점유하고 있는 것을 합법화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함께 “순천시의 차 체험관 건립공사는 절차적으로도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7년 조계종 선암사 경내지에 차 체험관을 건립하면서 등기소유자인 조계종의 사용승낙을 받지 않았고, 전통사찰보존법 상 문체부장관의 허가 또한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조계종은 또 “조계종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 유일한 종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대부분의 전래 사찰들이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독신 비구승들을 중심으로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한국불교 전통과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화운동을 벌였고, 그 결과 조계종이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계승한 유일무이한 종단임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재산권자로서 조계종 선암사의 운영과 관리를 제한적으로 행사해 왔던 것은 선암사 입주로 인한 물리적 충돌과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계종의 깊은 고심도 반영돼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조계종은 “조계종 선암사의 정체성을 이어 한국불교의 정통성이 상실되지 않도록 광주지방법원의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