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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에서 대가람으로' 부천 석왕사

기사승인 2021.07.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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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70년대 기독교세가 강한 부천에 불법의 씨앗을 뿌리고 불교계 ‘최초’, ‘유일’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 사찰이 있습니다. 바로 석왕사인데요, 복지포교로 전법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석왕사를 하경목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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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국불교가 아직 도심포교에 대한 인식조차 전무하던 1976년. 경기도 부천에 천막법당이 들어섰습니다. 

교회만 150여개가 있을 정도로 교회의 숲을 이뤘던 부천 원미구에 불법의 씨앗이 뿌려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영담스님/석왕사 화주
((서해의 관문이라는)중요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종교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신학대학도 있었고, 가톨릭대학도 있었고, 병원, 양로원, 고아원, 또 신앙촌 다 있었습니다. 이러한 종교들은 많은 활동을 하는데, 불교활동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해관문인 부천에 터를 잡게 됐었죠.)

기독교계의 반발은 예상보다 강했습니다. 

부천역에서 전단지를 돌리면 시비가 붙기 일쑤였고, 새벽 타종과 도량석 목탁소리에 민원은 빗발쳤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가로연등도 공무원의 고압적인 철거요구가 뒤따랐고, 택시기사도 석왕사를 몰라 소방서에 내려줄 정도로 텃세와 편견은 극복해야할 장애물이었습니다. 

영담스님/석왕사 회주
(택시를 타고 오다보면 소방서로 데려다줘요. 석왕사란 이름이 소방서로 들렸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것이 그 당시 부천시내에 있는 택시기사들을 전부 초청을 해서 교통안전기원법회를 했어요.)

이렇게 시작된 석왕사의 ‘최초’ ‘유일’의 대명사는 어린이 포교로 이어져 룸비니 유치원 개원과 유소년야구단 창단으로 발전했습니다. 

지역 주민 대부분이 공단 노동자였던 것을 감안해 야학을 개설하고 계층포교를 확대하며 불교 노동운동의 중심지로 부상했습니다. 

심지어 불교계의 명당성당이라 불릴 정도로 정보기관의 요시찰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영담스님/석왕사 회주
(백중 노동자잔치를 하면 그 당시 1,500명~1,600명이 모였습니다. 노동자 문화잔치라고 해서 (백중은) 우리의 전통적인 노동절이다. 요새는 5월 1일을 노동절로 하는데, (백중은)불교적으로 내려왔던 노동절이고, 그래서 노동자 문화잔치를 하고 나는 장소를 제공해준다고 했죠. 관에선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주시하기 시작했죠.)

타종교의 배척을 딛고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받으며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지원에 선구자로 또 한번 입지를 다졌습니다.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여성 등 다문화가정의 의료와 법률지원을 통해 인권 사각지대를 보호하며 영담스님은 이제 부천 이주노동자의 대부로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영담스님/석왕사 회주
(실제로 내가 그 이후에 방글라데시나 네팔이라든지 스리랑카, 미얀마 등 여러 군데 다니면서 주로 시골 같은 곳을 가니까 거기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요. 어떻게 알아보냐 하니까 부천에서 노동운동을 해서 알아본다고. 그런 흐뭇한 광경도 있었죠.) 

장례문화원 설립으로 사찰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고,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해 지역과 함께 공존하며 복지포교로 새로운 전법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석왕사가 또 어떤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갈지 주목됩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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