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 두 달여 만에 '조율 안된 조계종에 사과'..결국 일주문도 통과 못해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 공분을 일으킨 정청래 의원이 두 달여 만에 조계종을 사과 방문했지만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묵묵부답과 자기합리화로 일관하다 때를 놓친 정 의원의 말뿐인 사과방문에 조계종은 전국 불자들의 뜻을 이미 당에 전달했다며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오늘 오전 조계종을 사과 방문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문제를 좀 해결 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표현상 과했던 부분에 대해서 정말 심심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사과드립니다.)
조계종 기획실장 삼혜스님은 사과 받을 입장과 상황이 아니라며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정중하게 거절의 뜻을 밝혔습니다.
삼혜스님 /조계종 기획실장
(사과 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여러 차례 사과방문에 관해서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좋지 않으니 다음으로 해 달라 말씀드렸는데 굳이 오늘 오셔서 불편한 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조계종은 두 달여 동안, 정청래 의원은 물론 당 지도부를 통해서도 해명과 사과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해온 정 의원이 뒤늦게 사과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이제 사과보다 문제 해결을 우선하라는 뜻을 재차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사전 협의 없이 사과방문을 고수한 정 의원의 일방적인 태도에 총무원 교역직 스님들도 정 의원의 발걸음을 막아섰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불교계에도 국가로부터 받은 많은 제약과 억울한 점이 있다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도 불교계 스님들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가 찾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총무원장 스님 만나 뵙고 제가 진정한 사과는 그런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불교계의 제약과 억울함을 잘 알고 있다는 정 의원의 이 발언은 국정감사에서 전국 사찰과 스님을 봉이 김선달로 비하하며 심각한 문제로 비치게 한 의도를 더욱 의심스럽게 했습니다.
윤승환 /조계종 기획실 기획차장
(문화재관람료 문제는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당 차원에서 내용을 정리하셔서 다른 방법, 다른 시간을 통해서 말씀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조계종은 해결책에 대한 논의 한번 없이 총무원장 스님을 뵙고 그 자리에서 해결방안을 설명하겠다는 말뿐인 사과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임오경 의원 등도 정 의원과 함께 대웅전 참배의 뜻을 밝혔지만 신도들과 충돌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합장 반배로 발걸음을 되돌렸습니다.
현장음
의원님 오늘은 물러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청래 의원 (한숨)
발걸음을 돌리며 속절없이 터진 정 의원의 이 한 숨...
전 국민에게 사기꾼으로 매도돼 이미 상할 대로 상해버린 전국 사찰 스님과 불자들의 마음만큼 무겁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