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탑을 시선의 배경이 아닌 중심으로 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탑의 모습들에 관람객들의 탄성이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양현모, 탑’ 전시회를 정준호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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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패션과 인물사진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양현모 사진작가가 10년 전 한국사찰의 석탑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결과물이 담긴 ‘양현모, 탑’ 전.
특수 처리한 한지에 사진을 인쇄해 그림 같은 질감을 표현했고, 탑들은 투박한 석탑이기도 하다가 때로는 황금빛을 입은 찬란한 구조물이 됩니다.
양 작가는 오랜 기간 전국 곳곳의 석탑들을 돌아보며 필름에 담아냈고 다른 계절, 다른 시간마다 변화하는 탑들의 모습을 관람객들의 앞에 가져온 겁니다.
양 작가는 신라의 탑들을 찍으며 힘과 구조에 대해 천착을 해왔고, 4년 전부터는 백제의 탑들에 관심을 집중했습니다.
양 작가는 백제의 탑에 여성스러움이 묻어있다며 탑 하나를 찍을 때 여러 번 가게 되는데 갈 때마다 다른 모습들이 필름에 담긴다며 한국 문화유산에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양현모 / 사진작가
(오래전부터 한국적인 이미지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경주에 있는 감은사라고 기억합니다. 그 탑을 봤을 때 굉장히 많이 놀랐고 또 이 탑을 내가 찍어야지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 배경을 검은 장막으로 둘러치고 작업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탑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양 작가는 배경을 검은색으로 한 이유는 ‘에너지’였다며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양현모 / 사진작가
(흰색보다는 훨씬 더 많은 에너지, 우리가 하늘을 봤을 때에도 큰 에너지를 느끼게 됩니다. 탑 뒤에, 탑도 굉장히 에너지가 있는데 검은색 배경까지 해서 더욱 더 강조, 더 많은 에너지를 탑을 보는 분들이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릉 신복사지 석탑 사진으로 불교경전인 ‘금강경’과 콜라보도 펼쳤습니다.
석탑 배경 검은색 장막에 금강경 32품을 다 넣었는데 경북 김천 지장암의 후불탱화가 사진 속에 녹아들었습니다.
선암스님 / 경북 김천 지장암
(제가 스님으로부터 글을 받아서 특수스캔을 떠서 한 장의 한지에 출력을 하게 됐는데 그 출력과정에서 작가님이 우연히 그 자리에 오셔서 그 그림을 보시게 됐습니다. 뒤에 금강경 경전을 넣어서 콜라보를 해보는 건 어떻겠느냐 제안하셔서...)
‘양현모, 탑’ 전은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전시됩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