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경기고 재학 당시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고 종단개혁 시기에 자문변호사로 참여하는 등 불교계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이은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포교원장 지홍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주요스님들이 어제 오후 분향이 막 시작된 박원순 시장의 빈소,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원행스님은 생전 불교계와 각별한 인연으로 소통에도 노력해왔던 박 시장에게 이젠 전할 수 없는 마음을 글로 대신합니다.
조문을 함께 한 스님들은 헌향과 헌화에 이어 반야심경으로 박 시장의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황망함을 참지 못하고 끝내 슬픔을 터뜨린 유가족에게 원행스님은 용기를 잃지 말라며 위로와 당부를 건넸습니다.
특히 죄송하다는 강난희 여사에게 우리 모두의 허물, 잘못이라고 혼자 아파하지 않길 당부하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우리 모두의 허물입니다.)
원행스님은 박원순 시장의 극락왕생을 다시 한 번 발원하고 우리 모두 성찰의 계기로 삼자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애도하는 마음이야 끝이 없죠.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이번을 계기로 성찰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다 같이 참회하는 마음으로 장례를 치렀으면 좋겠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경기고등학교 재학 당시 불교학생회를 비롯해 1994년 개혁종단에서 종헌종법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는 등 불교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불교계 유일의 장기기증 단체 생명나눔실천본부에 장기기증을 서약하기도 했던 박 시장은 2002년 출간한 책에서 미리 밝힌 유언으로 안구와 장기를 생명나눔실천본부에 기증했다며 그분들의 뜻에 따라 주길 당부하는 등 불교적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왔습니다.
시정 활동에서도 종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던 박 시장은 전통문화로 불교의 가치를 누구보다 높게 평가했습니다.
故 박원순 서울시장 (2019.05.02 BTN NEWS 中)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힘들어도 미래를 밝게 인도해주는 부처님 지혜의 등불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다시 한 번 경축하고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영롱한 등불을 밝혀 무명과 삼독의 번뇌를 제거하고 복된 삶이되길 축원 드립니다.)
지난 동안거 기간에는 부인 강난희 여사와 상월선원에도 다녀가는 등 불교계와 인연을 놓지 않고 최근까지 이어왔습니다.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으며 영혼이 풍요로운 사람을 꿈꿨던 박원순 시장,
그의 갑작스럽고 황망한 마지막이 불자들에게 더욱 아쉬운 이유입니다.
박원순 시장의 장례는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 동안 치러지며 시민 분향은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진행되고 발인은 13일 엄수됩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