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내부고발 간호조무사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
나눔의 집 내부고발직원 가운데 한 명인 간호조무사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지급된 의료급여 카드를 할머니들에게 숨긴 채 7년여 동안 몰래 사용한 정황이 의심돼 유가족이 이 간호조무사를 고소했습니다. 유가족에 따르면 그 금액이 6억 원에 이릅니다.
故김순덕 할머니의 아들 양한석 씨를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이 나눔의 집 내부고발직원 가운데 한 명인 간호조무사를 경기도 광주 경찰서에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나눔의 집 어르신에게 병원과 약국 등에서 사용하도록 발급한 의료급여 카드를 간호조무사가 몰래 수령해 할머니는 물론 법인에 보고도 없이 개인적으로 사용해 왔다는 겁니다.
유가족은 간호조무사가 7년여 동안 이 카드로 사용한 금액을 6억 3천만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양한석/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대표 (故김순덕 할머니 아들)
서병화 씨 어머니 이용녀 할머니가 7년 전 돌아가시기 전에 계속 약을 사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3~4년 지나고 카드를 주더래, 또 강일출 할머니 딸은 100만원 정도 물건을 사줘서 딸이 고마워서 절을 10번도 더하고 그랬는데 알아봤더니 의료급여카드야. 1년에 1000만원씩 의약품 살 때 쓰라고 여성가족부에서 준거예요. 그걸 자기가 도둑질 해놓고 그런 결과로 고소를 한 거죠.
고소장에 따르면 간호조무사는 2014년경부터 올해 8월까지 입소 어르신 13명에게 발급된 국고보조금 의료급여카드를 상급자인 시설장 등에게 숨긴 채 본인이 수령해 어떤 보고나 허락 없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할머니 한 명에게 지급된 금액이 연 1000만원으로 2014년 11명을 시작으로 올해 5명의 할머니에게 지급된 5천만원까지 포함하면 총 6억 3천만원으로 추정됩니다.
간호조무사는 이 카드로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없는 미국산 유산균 등 건강 기능식품 등을 수시로 구매해 간병인과 내부직원 등에게 나눠주며 자신이 사비로 산 것처럼 인심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카드의 존재는 유가족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누구도 알지 못했던 사실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법에 따라 지원돼 오랜 기간 복지사업에 종사한 우용호 원장도 유가족에게 고소를 부탁받으면서 알게 됐다고 합니다.
나눔의 집 우용호 원장은 이와 관련해 여성가족부에 해당카드 발급일과 사용금액 내역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경찰조사가 시작되자 수사기관에 일부 내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용호/나눔의 집 원장
언제부터 지출이 됐고 일 년에 얼마씩 썼는지 내역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니까 여성가족부에서 묵묵부답이에요. 그래서 제가 경찰서에서 진술조사 때 들은 답변이 경찰서로 직접 줄 수 있대요. 그걸 지금 요구해서 일부 내용이 경찰로 넘어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제보직원 측은 간호조무사는 자리에 없으며 연락처도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질문 내용을 남기고 답변이 없을 시 고소인의 주장만 보도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연락처를 남기고 재차 연락을 부탁했지만 끝내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법인이 국가 보조금과 후원금을 횡령하고 할머니를 학대했다며 방송에서 서러운 눈물을 참지 못하던 해당 간호사의 횡령 의혹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유가족은 고소는 물론 사실이 명백히 밝혀질 때까지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