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혜민스님 논란과 관련해 비판글을 올린 현각스님이 통화 후 언제나 영원한 불법의 형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은 서로가 공부한 것을 이야기하며 배우고 경책해 수행을 발전시킨다는 ‘탁마’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실제 현각스님도 서로 배우고 공유하기 위해 연락을 계속 취할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준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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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유명인의 일상을 소개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건물주 논란에 휩싸인 혜민스님.
지난 15일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이 SNS에 혜민스님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거세졌습니다.
이에 혜민스님은 참회하며 모든 일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어제 오전 현각스님이 비판글을 삭제하고 오해가 풀렸다는 취지의 글을 다시 올렸습니다.
‘아우’ 혜민스님과 70여 분 간을 통화했는데, 사랑과 상호 존중, 감사로 가득했다고 밝혔습니다.
현각스님은 “우리의 수행을 항상 가다듬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나 역시 부처님의 보석 같은 가르침들을 현대 문명의 혼란스러운 방식으로 공유하면서 내 수행이 여러 번 변질된 것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SNS에 글을 올린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현각스님은 또 “영적 삶은 지속적으로 올바른 경로와 적응을 요구하는 비행기와 같다”며 그 길에는 난기류도 존재하는데 “자신 또한 여러 번 경로를 벗어났던 적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혜민스님과 인터넷 소셜미디어 시대에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는데, 이것은 불교 2500여 년 역사 동안 스님들이 맞닥뜨린 적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각스님은 “아무도 우리에게 어떻게 해야 실수를 완벽히 피할 수 있을지 설명해 준 적이 없다”며 “사람들의 비판과 수정에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현각스님의 이 같은 글은 불교 용어인 ‘탁마(琢磨)’를 떠올리게 합니다.
‘탁마’란 서로가 공부한 것을 이야기하며 배우고 경책해 수행을 발전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현각스님도 혜민스님과 대화에서 서로의 대한 사랑을 표현했고 서로 배우고 공유하기 위해 연락을 계속 취할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언제나 내 영원한 불법(佛法)의 형제이며 그의 맑은 마음을 매우 존경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탁마에는 ‘스스로 갈고 닦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화합’을 중요하게 여기는 불교의 가르침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탁마를 할 때 ‘내가 옳다’는 전제를 버리는 게 먼저입니다.
탁마를 통해 혜민스님을 “인류애를 위해 많은 선물을 남긴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현각스님.
의상스님과 원효스님이 같고도 다른 길을 걸었지만 수시로 왕래하며 서로의 수행력을 점검하고 탁마를 했던 것처럼, 현각스님과 혜민스님도 ‘영원한 불법의 형제'로 서로 존경하는 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