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목우가풍’으로 대표되는 조계총림 순천 송광사는 스님들이 대중 생활과 공동 울력을 통해 직접 그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 직접 기른 배추를 수확해 김장을 담가 겨울 준비를 마쳤습니다.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김장 울력을 통해 본 소중한 승가 전통의 공동체 가치를 김민수 기자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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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전남 순천 조계산 골짜기에 펼쳐진 송광사 채마밭입니다.
500여 평의 채마밭에 탐스럽게 열린 배추들이 아침 일찍부터 스님들을 맞이합니다.
옛 부터 스님들은 이곳에 배추와 무 등 채소를 공동으로 키우고 수확해 먹으며 선농일치의 삶을 실천해 왔습니다.
석빈스님 / 순천 송광사 강원
(저희 먹을 김치를 이렇게 하니까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해마다 겨울이 오기 전 김장을 함께하는데 오늘은 김장에 쓸 배추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학인 스님부터 총림의 어른 방장 스님까지 배추 수확하는 울력에 함께합니다.
위아래 할 것 없이 모든 일에 함께하자는 송광사 공동체 정신을 그대로 엿볼 수 있습니다.
무인스님 / 순천 송광사 연수국장
(방장 스님께서 늘 그대로 실천해 오신 그 덕목 중에 하나입니다. 스스로 해결해서 참선을 이끌어나가는 선농일치의 한 부분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틀 뒤 인근 김치공장 시설을 빌려 소금에 절인 배추들이 후원 앞 김장대로 옮겨집니다.
잎사귀 사이사이에 빨간 양념을 꼼꼼히 채우고 잘 버무리니 맛있는 김장 김치가 완성됩니다.
현봉스님 / 조계총림 순천 송광사 방장
(너무 맛있어. 짜지도 않고 간이 아주 잘 됐네.)
이렇게 맛있게 담근 김치 1400여 포기는 저장고로 옮겨져 올 겨울 맛있는 국과 반찬으로 스님들 식탁에 오릅니다.
혜관스님 / 순천 송광사 총무국장
(올 120여 명의 대중이 다 먹기 위해서 1400여 포기. 3일 동안 배추를 뽑고 절이고 또 이렇게 속을 넣는 과정에 전 대중이 동참해서 울력하고 있습니다.)
반가운 건 김장을 함께 하기 위해 시간을 내 준 인근 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입니다.
현봉스님 / 조계총림 순천 송광사 방장
(옛날부터 송광사는 김장할 때 온 대중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까지도 다 같이 와서 이틀씩 김장을 하고 그랬어요.)
그 동안 사찰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상생해온 믿음과 신뢰 덕분입니다.
양영란 / 순천시 송광면
(스님들하고 함께하니까 굉장히 즐겁고 행복합니다.)
김장 울력 하나만 보더라도 ‘목우가풍’으로 대표되는 수행 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엿 볼 수 있는 조계총림 송광사.
승보종찰로서 한국 불교의 전통을 잇기 위해 위아래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BTN 뉴스 김민수입니다.
광주지사 김민수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