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년고찰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불에 타 전소됐습니다. 용의자는 예비 스님으로 직접 화재신고를 하고 현장에서 검거됐습니다. 조계종은 종헌ㆍ종법이 정한 최고수위의 징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재 현장에 김민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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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내장사 대웅전이 시뻘건 화염을 뿜으며 활활 타오릅니다.
지난 2012년 화재로 소실돼 2015년 복원된 지 6년 만에 다시 화마에 휩싸였습니다.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지난 5일 방화로 전소돼 소방서 추산17억 8,0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대우스님 / 정읍 내장사 한주
(6시 50분 정도 그 때 매캐한 냄새가나고 연기가 있어서 법당 쪽으로 달려갔더니 법당 뒤편에 불이 나가지고 불빛이 보였습니다.)
현장에서 검거된 용의자는 50대 남성으로 2008년 늦깎이 출가해 사미계를 받고 13년 만인 올해 1월 강원을 졸업해 아직 정식 비구계를 받지 않은 예비 스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스님은 휘발유를 뿌려 방화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 조사에서 “함께 밥 먹자고 하는 스님도 없이 서운하게 해서 막걸리를 마시고 우발적으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내장사 스님들은 당일 화재 발생 추정시간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회주 스님과 차를 나누며 기도할 수 있게 배려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도하고 싶다고 찾아온 스님에게 방사를 내주고 편의를 봐줬지만 이런 일을 겪게 돼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대우스님 / 정읍 내장사 한주
(그날 당일 여기 큰스님이 와 계십니다만 오후 5시 몇 분까지 같이 차담을 나누면서 여기 생활이 너무 감사하고 장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셔서 좋다고 했다는 말씀을 하면서...)
방문객들은 화마에 검게 타버린 대들보를 허탈하게 바라보며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습니다.
홍국선 / 광주광역시
(여기 여행지잖아요. 가을에 아기 단풍으로 많이 오잖아요. 그런데 여기 이렇게 죄를 지으면 쓰겠습니까. 화가 나서 한 번 와봤습니다.)
조계종은 입장문을 내고 “방화행위에 대해 종단 내부 규율인 종헌·종법에 정한 최고수위의 징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제24교구본사 선운사도 “승풍회복과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은 물론 다른 문제는 없었는지 세심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BTN 뉴스 김민수입니다.
광주지사 김민수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