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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할머니들 "원적 믿을 수 없어"

기사승인 2021.07.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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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월주 대종사가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업에 뛰어든 출발점이자 거점인 나눔의집에서도 스님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에 반평생을 함께 했던 할머니들은 스님의 원적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일출 할머니/ 나눔의집
(어떻게 돌아가셨을까... 보고 싶고, 같이 놀고 싶고 그렇지... 월주스님이 어떻게 돌아가실까... )

나눔의집 초기부터 월주스님과 함께 한 세월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강일출 할머니는 스님의 원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종단을 책임지는 강직한 수장이었지만 할머니들에게만은 늘 다정했던 월주스님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는 소식에 할머니는 지난 일 년의 시간을 원망했습니다.

강일출 할머니/ 나눔의집
(너무 했어 그 사람들이 잘못했어. 나한테는 안 그랬어. 나한테는 잘해줬거든. 많이 오곤 했지. 역사문제를 많이 말하고 그래서 우리가 기억을 많이 하고 있는 거야. 월주스님이 돌아가실지 몰랐어. 정말)

바쁜 시간을 쪼개 수시로 나눔의집에 머물며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월주스님이 갑자기 발걸음을 줄이고 건강까지 잃은 것이 지난해 MBC PD수첩 방송 이후라고 생각한 겁니다.

부산 이옥선 할머니도 월주스님의 원적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옥선 할머니 / 나눔의집
(우리한테 잘하라고 그렇게 받들어 줬는데 돌아가셨으니까 맘이 안 좋지. 섭섭하지)

본격적인 사회복지 활동의 출발점이자 거점으로 나눔의집에 정성이 남달랐다는 월주스님은 PD수첩 방송 이후에도 관공서에 동행하던 직원에게 자비심을 잃지 말고 할머니들의 평안에 더욱 신경 쓰길 당부했다고 합니다. 

우용호 / 나눔의집 원장
(이런 사태로 인해서 어르신들이 마음의 평안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더 잘하시고 항상 불자로서 자비를 가슴에 안으라고 하셨던 그 말씀이 이렇게... 마지막 유훈이 될지 정말 몰랐습니다. 원망 없이 우리 탓이니까 그런 탓을 자비로 승화시키라고...)

우용호 원장은 나눔의집 설립 이후 20여 년 동안 이렇다 할 경고나 문제의식 없던 관할청이 방송 이후 모든 책임을 나눔의집에만 묻고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행정적 미비를 지도하고 보완해야 할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우용호 / 나눔의집 원장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주셨더라면 이런 문제나 행정적인 절차상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월주스님 원적 소식에 악의적인 방송과 행정당국의 무책임한 대응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횡령과 학대 등 MBC PD수첩과 제보자들이 근거 없이 제기한 의혹에 경찰과 검찰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행정당국의 시간 끌기에 1년이 넘은 지금도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고 스님의 보살행도 바랜 빛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정태/동안성노인주간보호센터장
(나눔의집에는 월주스님의 애민에 대한 사회복지학적 철학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후배 사회복지사들이 가야할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드시 스님의 명예를 회복해야죠.)

양한석 /고 김순덕 할머니 아들 
(억울하지만 우리 남은 사람들이 스님 몫으로 열심히 싸워서 명예를 회복해드리는 방법 밖에 더 있겠어요.)

스님은 나눔의 집을 떠났지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함께했던 스님의 원력이 제대로 기억되고 평가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숙제가 남겨졌습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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