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불기 2566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입니다. 호랑이는 예부터 용맹함과 잡귀의 침범을 막는 벽사의 의미로 알려져 왔는데요. 불교 경전 속 호랑이의 모습은 어떻게 묘사돼 있을까요? 정준호 기자가 천진기 전 국립전주박물관장에게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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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10간과 12지가 만나 60 갑자를 구성한 가운데 39번째 임인년.
사찰의 석탑이나 불전에 묘사된 십이지의 상을 보면 대체로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형상화돼 있습니다.
이는 불법을 해치는 무리에게 위세를 떨쳐 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 후 자비로운 마음을 담아 불법으로 인도하는 역할로 그려지고 있는 겁니다.
천진기/전 국립전주박물관장(전화인터뷰)
(호랑이는 기본적으로 용맹하고 사나워서 나쁜 기운을 쫒는 힘을 갖고 있다고 조상들이 생각했습니다. 원래의 수호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호랑이가 이 코로나를 다 잡아먹고 다 물리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를 상징합니다.
한국 전통색인 오방색 중 하나인 검은색을 상징하는 10간의 ‘임’과 호랑이 ‘인’이 만나 검은 호랑이가 됐습니다.
민속에서는 호랑이와 소나무, 까치가 함께하며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 전 관장은 경전을 살펴보면 스님이나 불사를 도왔다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진기/전 국립전주박물관장(전화인터뷰)
(사찰은 주로 심신유곡 산 속에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설화에 보면 스님을 도와주는 이야기라든지 스님을 도와 불사를 돕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룡산 남매탑 같은 경우는 스님이 난처한 호랑이를 구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새해를 맞아 임인년 관련 전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인검’을 1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해 공개했습니다.
인검은 양기를 뜻하는 동시에 의로움을 상징하는 의례용 칼로, 왕실에서만 만들어 쓰던 사인검과 삼인검 두 종류가 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22점의 인검을 소장중인데 벽사의 의미를 드높이기 위해 산스크리트어가 새겨진 사인검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현장전시 이외에도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문화재청 유튜브에서도 국․영문 자막과 함께 해설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