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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학자들 “광화문광장 연표석 엉터리”

기사승인 2022.11.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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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호한 선정기준과 종교편향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서울 광화문광장 역사물길 연표석을 역사학자와 불교학자들이 모여 다시 짚어봤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구체적인 토론에 나선 건데요. 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연표석의 작성 기준을 알 수 없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윤호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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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서울 광화문광장 역사물길 연표석이 바른 역사를 담지 못한 채 가톨릭 편향적인 서술이 주를 이룬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역사학자와 불교학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담고 있는지 짚어보기 위해 토론에 나섰습니다.

조계종 사회부와 종교평화위원회는 어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표석 상징성에 부합하는 역사물길의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먼저 조선사를 연구해온 광주교대 김덕진 교수는 역사물길에 나열한 조선시대 연표가 250개로, 일반적인 국사교과서의 몇 배에 달하지만 누락된 것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1392년 조선 건국이 아닌 ‘태조 즉위’를 명시한 것을 시작으로, 1786년 서학금지, 1864년 동학 교조 최제우 처형 등 굵직한 사건들은 역사물길 연표석에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덕진 / 광주교대 교수
(박해 가운데 병인박해는 병인양요의 원인이면서 가장 큰 박해죠. 서울에 있는 절두산이 탄생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병인박해가 원인이죠. 그런데 이게 병인양요만 나와 있고 병인박해는 빠져있더라고요.)

김 교수는 이어 1696년 안용복이 독도에서 불법 어로 작업을 하던 일본인을 추방한 사실을 연표석에는 ‘독도’를 제외한 채 울릉도로 표기한 것에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까지 덧붙이면 연표석은 국익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밝힌 그는 여러 연표를 시험에 출제하면 오답 시비에 걸려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덕진 / 광주교대 교수
(혈세를 투입해 이 연표를 만들었을 것이지만 곳곳에서 미흡함이나 오류가 발견된다면, 그로 이한 국민 갈등을 속히 제거하기 위해 서울시는 관계 전문가 집단을 조직해 연표 수정작업에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현대 연표를 주제로 발표한 이동언 선인역사문화연구소장은 광화문과 광화문광장이 갖는 상징성을 강조하면서 연표석의 의미를 부각했습니다.

이 소장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정리한 근현대 연표 등을 역사물길 연표석과 대조한 뒤 작성 기준과 상징성이 고려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동언 / 선인역사문화연구소장
(광화문 역사물길 연표는 구체적인 작성 기준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표 표기 매체를 고려해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돌에 새겼거든요,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세미나에서는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불교 관련 연표 문제를 짚고, 황인규·김광식 동국대 교수와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이 토론을 맡았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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