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해 벽두부터 전국의 불자들을 놀라게 한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거제 계룡사가 방화로 대웅전이 소실되면서 해당 사찰과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부산경남지사 조용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거제시 계룡사가 지난 3일 새벽 뜻하지 않은 화재로 대웅전을 잃었습니다.
법당 안 CCTV에는 술에 취한 50대 A씨가 인화물질을 뿌리고 영단 앞 주련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불을 지른 것은, 앞서 사찰 공양간에서 술을 마시려 하자 이를 제지한 것에 화가 났다는 황당한 이윱니다.
때마침 옆 전각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신도가 소방서에 신고해 불이 도량 전체와 계룡산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전각은 소실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황망한 사고로 법당을 잃은 주지 스님에겐 모든 것이 자신의 부덕함 때문이라는 자책이 앞섭니다.
선암스님/ 거제 계룡사 주지
(안식처가 사라져버린 그것이 가장 가슴 아프고요, 우리 신도들에게도 너무 죄송합니다. 스님이 복이 많았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거제 고현동에 위치한 계룡사는 조계종 제15교구본사 통도사 말사로 도심과 인접해 평소 등산객과 불자들의 왕래가 잦은 곳입니다.
지역 특성상 인근 조선소 근무자들이 3교대 근무를 마치고 야간에도 절을 찾는 경우가 많아 법당을 개방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됐습니다.
선암스님/ 거제 계룡사 주지
(힘을 합쳐서 조속히 대웅전을 복원해 우리 시민의 안식처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취객의 어처구니없는 만행으로 한 겨울 부처님 성전을 잃은 계룡사는 유례없는 경제난 속에 다시 불사를 시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편, 4일 지역 불교계는 ‘거제시민의 안식처 계룡사 방화소실 복원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이른 시일 내 대웅전을 새로 조성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BTN뉴스 조용숩니다.
부산지사 조용수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