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북한 신계사, 표훈사의 모습부터, 1970년대 부처님오신날 행사 장면까지 한국불교 근현대사가 담긴 사진집이 출간됐습니다. 당시 사찰의 전경은 물론, 스님들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는데요, 이 사진집을 보면서, 이제부터라도 한국의 모든 사찰을 영상으로 자세히 기록해 후손에 전해야 겠다는 책임을 느낍니다. 이석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세기 우리나라 사찰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집, <사진으로 읽는 근현대 한국불교>가 출간됐습니다.
책은 총 두 권으로 구성됐는데, 대부분 흑백사진으로 엮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엽서부터 옛 신문기사와 전국 방방곡곡의 노스님들에게 얻은 사진까지 모은 것입니다.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가 이른바 ‘한국의 근대불교문화 사진 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했고, 5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습니다.
황순일 / 동국대 불교대학장
(1950년대, 60년대까지만 가도 거의 사진을 봐도 기억하는 분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아쉽게도 아주 많은 분들이 사진 아카이브 속에 들어있지만 극히 일부만 저희들이 현재도 알아볼 수 있는 실정이고, 그 상황으로 아카이브를 5년 간 4만장 정도 구축했습니다.)
1권 ‘일제강점기편’에서는 설악산 봉정암 사리탑과 1922년 촬영한 경주 정혜사 13층 석탑, 남해 보리암, 서울 옥천암 등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신계사와 표훈사, 마하연 등 분단 이전 북한 사찰은 물론,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대웅전에서 맥주를 마시는 일본 군인들의 사진도 수록됐습니다.
2권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불교정화운동을 통해 왜색불교를 청산하면서 절들이 제 모습과 역할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스님들의 소박한 생활상부터 복원된 법당과 불상에서 기도를 올리는 국민들, 흥겨운 부처님오신날의 모습까지 다양한 사진이 실렸습니다.
책을 통해 근대불교의 역사 속에서 잊힌 현장을 목격하고, 문화재의 변화와 이동, 복원 과정을 시기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돈관스님 / 동국대 건학위원회 위원장
(소박한 옛날 스님들의 생활상이나 이런 모습들을 다시 한국불교의 근현대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값진 성과물이 될 것 같고 이 책으로 인해서 한국불교가 다시 재평가되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는 책 출간을 계기로 근대불교 사진 자료가 더 많이 수집돼 세상에 공개되고, 불교문화 연구가 고양될 수 있길 기대했습니다.
BTN뉴스 이석호입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