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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새해 벽두부터 한국불교에 커다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전 주지 스님의 일탈로 시작된 해인사 내부 갈등이 승가 전체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는 모양새다.
해인사가 어떤 곳인가.
부처님의 법을 새긴 고려대장경을 600년 넘게 보전해온 법보종찰이며 큰 스님들의 수행가풍이 이어져 온 수행도량이 아닌가.
수백년 넘게 해인사에서 탁마했던 기라성같은 선지식들의 수행력 덕분에 삼보사찰 중 하나라는 지금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이번 사태는 타종교에 비해 코로나를 지혜롭게 이겨내고 걷기순례로 새바람을 일으켜 일반 국민들이 불교에 다시 호감을 갖기 시작한 때라 더 아쉽기만 하다.
포교원력을 세우고 무릎이 부서져라 백팔배를 이어오고 있는 신임 총무원장 스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현 사태를 일으킨 그릇된 행동을 한 스님들은 종헌 종법에 따라 징계하고 해인사 내부 갈등을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
이 모습을 지켜본 불자들은 부처님 법이 모셔진 해인사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무너진다면 한국불교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특히 모든 대중이 힘을 모아 참회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해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그 기회 마져 놓치고 갈등을 이어간다면 불자들은 승가에 절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인삼매(海印三昧)'라 했다.
바람이 그쳐 파도가 잔잔해지고 바다가 고요해지면 삼라만상이 남김없이 드러나듯.
마음의 바다에서 물결치는 번뇌를 지혜의 눈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
해인총림 방장 성철스님은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고 한다.
"세 가지 병을 조심해야 한다. 이름 병, 재물 병, 여색 병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이름 병이다."
큰 스님 말씀에 귀 기울일 때다.
김민수 기자 kjbtn@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