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는 이태원 참사 49일째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조계종은 희생자들을 위해 49일간 이어온 추모기도를 회향하고 150여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희생자와 가족에게 한없는 위안을 우리 사회에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길 당부했습니다. 이은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으로 다시 보고 싶었을 한 장의 사진이 생의 마지막을 고하는 영정으로 남았습니다.
영정으로 마주하기엔 너무 밝고 앳된 예순일곱 명의 사진과 일흔여덟 명의 위패가 조계사 앞마당 영단에 놓였습니다.
조계종이 어제 49재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를 엄수했습니다.
이수민/조계사 청년회 회장 (추모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희생자 한 명 한 명을 기리는 백쉰여덟 번의 명종을 시작으로 시련의식과 대령관욕, 상단불공에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법문으로 영가들을 피안의 길로 안내합니다.
진우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영가시여, 이제는 미련과 집착을 놓고 평안한 피안의 업멸을 지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다음 세상에서는 괴로움을 느낄 수 없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어 가족에게는 다시 일상을 살아낼 수 있는 냉철한 마음을, 우리 모두에게는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눌 한없는 위안을, 우리 사회에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경책을 당부하며 법문을 마무리했습니다.
진우스님/조계종 총무원장
(고금하대착 인가 폐로부조거 하라.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 하는가. 길을 막아 놓고서 수레를 만들려 하지 말라.)
49재에 동참한 150여 유가족이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순간,
참지 못한 슬픔과 속절없이 터져버린 탄식, 차마 자식을 놓지 못하는 어머니의 목소리까지 영단의 시간은 잠시 멈춘 듯했습니다.
가족들은 미처 전하지 못한 인사를 편지로 대신했습니다.
조미은/고 이지한 씨 어머니
(먼저 간 그곳에서도 늘 그랬듯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렴. 우리 곧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 다빈아. 다빈이 오빠...)
49재는 회심곡과 관음시식, 유가족 대표인사에 이어 소전의식으로 회향됐습니다.
한편 조계사는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유 템플스테이 헤아림을 통해 참사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관계자 치유에 나섭니다.
BTN 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