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강제 징용 후 귀국길에 숨진 영가 168위 추모..부디 고국에서 편히 잠드소서
경주 수곡사가 '2023 대한민국인 이끼섬 조난자 위령제'를 17일 일본 조동종 천덕사에서 봉행했습니다.
위령제에는 수곡사 주지 자엄스님, 구미 대원사 성태스님, 거창 일각사 혜성스님을 비롯해 일본 조동종 천덕사 주지 니시다니 도구도스님과 일본스님, 신도 등 200여명이 참석해 영가들의 넋을 위로하고, 일본에 남겨져 봉안된 유골이 그리운 고국으로 돌아와 편히 잠들길 기원했습니다.
'대한민국인 이끼섬 조난자 위령제'는 해방 전 일본으로 강제 징용돼 미쯔비시 조선소 등에서 강제노동을 당한 조선인들이 1945년 10월 11일 고국으로 돌아오는 귀국선에서 태풍에 의해 조난, 숨진 168명의 넋을 기리는 추모 위령제입니다.
일본 조동종 천덕사가 유해를 수습해 지난 70여 년간 위령제를 모셔왔고, 1998년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수곡사 주지 자엄스님은 당시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과 함께 일본 천덕사를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위패를 경주 수곡사로 모셔왔으며, 이 후 경주 수곡사와 일본 천덕사가 합심해 격년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가며 위령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수곡사 주지 자엄스님은 "1998년부터 천덕사와 왕래하면서 위령제를 지내 온 세월이 오래됐다"며 "모든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올해 또는 내년에는 이끼섬에 있는 유골들이 빨리 고국으로 돌아와 편히 쉴 수 있게 되길 모든 분들이 도와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뜻 깊은 위령제에 불국사 나가당 성타 대종사가 열반에 들어 함께 오지 못해 슬프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안홍규 기자 ahnhg@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