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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사 목불, ‘조선식’으로 창안된 왕실불”

기사승인 2022.09.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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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보인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좌상과 복장유물의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흑석사 불상이 조선 초 티베트계 명나라 양식을 받아들여 조성된 왕실 원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최준호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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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1993년 국보로 지정된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좌상.

날씬한 몸체와 갸름하고 고귀한 인상, 왕실 발원 불상으로 조선 초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불상입니다.

함께 발견된 보권문과 복장기를 통해 조성연대와 관계자, 시주자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사연구소가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상의 학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열었습니다.

기연스님 / 흑석사 회주
(문명대 교수님께서 (흑석사의) 역사가 충분하다고 해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마련하게 돼서 저도 감동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보권문에 따르면, 이 불상은 지금은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정암산 법천사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됐습니다.

세조 초 왕실에 큰 혼란이 일어나는 와중 왕실의 안녕과 극락왕생을 발원하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판단되며, 조성에 참여한 사람들도 뛰어난 왕실 장인들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화원으로 참여한 이중선, 이홍손 등의 초본이 뛰어났기 때문에 불상에 고귀하고 갸름한 인상이 표현됐다고 봤습니다.

강삼혜 /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
(복장기에는 화원 외에 각수, 마조, 소목 등 목조각과 관련된 소임이 별도로 기록돼 있어서, 화원은 불상의 초본과 전체 총괄 부분을 맡았고 각자의 구체적인 목조각은 관장(관청에 등록된 장인)에 의해서 같이 협업으로 제작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불상의 머리는 뾰족하고 높은 육계에 정상계주와 중앙계주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것이 티베트계 명나라 양식의 불상에서 유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양식은 15세기 조선 초에 조성된 것으로 밝혀진 여러 대형 불상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당시 이 양식이 유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명대 / 한국미술사연구소장·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아주 신체가 날씬해지고 또 정상계주가 나타나고 육계가 뾰족해지고 (하는 모습이) 티베트계 명나라 양식이라는 불상의 양식을 받아서 조선식으로 새로 창안한 겁니다. 새로 창안한 가운데 가장 유명한 부처님이 흑석사 불상이다...)

불상과 함께 국보로 지정된 복장유물들은 부처님 정골사리를 봉안한 사리함과 5보병, 보권문과 복장기, 여러 불교 전적들입니다.

조선 후기 서민 발원 불상들과 다르게 조선 초의 불상들은 왕실 발원인만큼 복장물에서 양적·질적 차이가 크다고 분석됐습니다.

이 날 학술대회에서는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의 양식을 국내외 다른 불상들과 비교 분석하고, 복장유물의 미술사적 가치를 조명하는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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