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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뉴스>제주 4.3과 불교

기사승인 2018.04.08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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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확한 진상규명 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제주 4.3 사건, 올해는 제주 4.3 70주년이 되는 해로 현직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추념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도 추념식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는데요. 뉴스 인 뉴스 첫 주제로 제주 4.3을 불교적 시선으로 짚어봅니다. 이은아 기자 안녕하세요.

ANN
1. 올해는 제주 4.3 7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12년 만에 추념식에 참석했고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도 자리를 함께 했죠?

네, 4월 3일. 지난 화요일 이었습니다.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만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추념식이 열렸는데요.

<VCR IN> ①
현직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12년 만에 추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도 제주지역 스님들과 자리를 함께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했는데요. 설정스님은 특히 종교계 내빈이 아닌 유가족 대표들과 자리를 함께 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VCR OUT> 
  
ANN
2. 종교계 내빈이 아닌 유가족과 자리를 함께 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네 유가족과 자리를 함께 한 의미를 말씀드리기 전에 제주 4.3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제주 4.3 사건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7년 7개월 여 동안 제주도민 3만여 명이 희생된 우리 역사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CR IN>②
시작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시작되는데요.
시가행진을 하던 기마경찰이 구경중인 한 아이를 치고 그냥 가버리자 군중들의 항의가 시작됐고 경찰이 발포해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에 항의하며 제주 도청을 비롯해 민관 등 직장인 95퍼센트가 총파업에 들어가는데요.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 시켰던 1948년 5.10 총선거 이전으로 좌우 이념 대립이 극한이었던 당시 미군정이 이 파업을 남로당 선동에 비중을 두고 강공 정책으로 접근하면서 일년 동안 2500명을 구금해 취조하고 고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1948년 4월 3일, 수세에 몰린 남로당 제주도당이 이런 상황을 이용해 무장봉기를 일으키면서 좌우 이념의 문제로 포장되고 미군정과 국가 권력에 의해 1954년 9월 금족지역 개방까지 7년 7개월여 동안 갓난아이부터 팔십 노인까지 가족과 친척, 친구 또 일가족 등 제주 도민 3만 여명이 무자비하고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마을 대부분이 불타 사라지게 됩니다. 당시 제주는 남한 단독 정부수립과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기도 했고, 태평양 전쟁당시 미군 상륙을 저지하는 일본군 전략기지기도 했는데요.
이념과 시대적 상황, 권력욕 등 복잡한 유불리가 섞인 4.3 사건은 명확한 진상규명도 피해실태도 파악하지 못한 채 지금도 항쟁, 사건, 사태로 불리며 제대로 된 이름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VCR OUT>
이 기간 동안 제주지역 사찰과 스님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때문에 추념식에서 설정스님이 유가족 대표들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된 거고요.
 
ANN
3. 부모님과 오빠, 동생을 잃고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픔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이젠 4.3 진상규명과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텐데요.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제주지역 사찰과 스님 피해도 적지 않았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지난 3월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특별한 학술대회가 열렸는데요. 4.3과 불교가 주제였습니다.  주제발표를 맡은 제주대학교 사학과 한금순 외래교수에 따르면 당시 사찰은 서른일곱 곳(37곳), 스님은 열여섯 명이(16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사찰부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CG를 보면요

<CG IN>
조계종 23교구본사죠. 관음사도 당시에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는데요. 법당과 요사채 7동이 전소되고 불상 등이 소각됐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아라동 백화사, 삼양동 불탑사, 도평동 서관음사, 조천읍 고관사,

CG CHANGE
애월읍 고운사, 한림읍 광룡사 등 제주 지역 사찰 서른일곱 곳이 방화로 일부 또는 전소되거나 파괴되고 폐허가 됐고 앞서 보신 것처럼 강제 매각돼 면사무소로 사용되거나 군 숙영지로 사용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로 1948년 11월부터 이듬해 1949년 2월에 주로 이뤄졌는데 토벌대의 무자비한 학살과 방화가 집중된 초토화 시기입니다.
<CG OUT>
본원사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군과 경찰, 서북청년단으로 구성된 토벌대에 의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ANN.
4.네 그렇군요. 사찰 피해가 이정도면 그곳에서 생활하시던 스님들의 피해도 컸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네. 앞서 피해를 입은 사찰 중에는 주지스님 등이 희생당하면서 폐허가 된 사찰도 있었는데요. 한 교수는 이 기간 동안 열여섯 명의 스님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대부분 근대제주불교 활동을 주도했던 스님들로 제주 4.3뿐 아니라 제주 사회 현안에 깊숙이 참여하면서 수난의 표적이 됐던 건데요.
스님들의 피해를 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CG IN >
이일선 스님은 선운사에서 출가해 백양사에서 공부하다 1937년 백양사 포교사로 제주에 내려가게 되는데요. 제주불교연맹 포교부장으로 순회강연을 주도하고 1945년에는 조선불교혁신 제주도 승려대회 준비우위원장으로 왜색화된 불교 정화를 주도했습니다. 제주 4.3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절 기념 투쟁 제주도 위원회 선전동원부에서 활동했고요, 제주도 민주주의 민족전선 3인 의장단의 한 분이기도 했습니다. 제주 사회 현안에 정말 깊숙하게 활동하셨던 스님 이었는데요. 1950년까지 활동하다 예비검속으로 검거돼 산지포구에 수장됐습니다. 끌려가면서도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는 스님의 모습을 봤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이런 활발한 활동에도 1950년에야 검거된 이유가 상좌 김우송 스님이 헌병장교로 스님을 보호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표에 보이는 것처럼 이세진, 원문상, 오이화 스님 등 14개 사찰에서 열여섯 명의 스님이 희생됐는데요. 주로 1948년 10월말부터 1949년까지 초토화시기에 대부분 사찰 경내에서 총살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2.7사건, 3.1사건, 보도연맹 관련으로 예비검속 당해 바다에 수장 또는 처형당했습니다.
<CG OUT>
제주 4.3에서 불교계 피해를 들여다 본 건 아마 이 학술대회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불교계에서 조사를 했다면 속명이 아닌 법명으로 스님의 발자취를 조금 더 자세히 조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이 첫걸음을 시작으로 앞으로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ANN
5. 피해현황이라든지, 활동이라든지 이전에는 제주 4.3사건과 불교계를 조명한 일이 없었다는 건데 그럼 올해는 불교계가 제주 4.3에 관심을 갖게 된 건가요?

네 조계종에는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사회노동위원회가 있습니다. 각종 사회현안에 불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제주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동참을 요청했고 제주 순례를 시작으로 불교계 피해 등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 VCR IN >③
올해 1월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해 4.3특별법 개정안 통과 등에 관심을 당부했고 설정스님도 4.3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 VCR OUT >

< VCR IN >④
sync-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 
(4.3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사상과 이념, 종교 이런 모든 것을 초월해서 서로 바라보고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좋은 나라가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이날 이후 지난 1월에 4.3학술세미나가 열렸고 설정스님이 직접 제주 4.3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 넋을 기렸습니다. 같은 날 제주 관음사에서  추모위령재가 열렸고 광화문 광장에서는 조계종 총무부장 정우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과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희생자 극락왕생 발원 영산재를 봉행했습니다. 

4.3추모기간인 4월 2일부터 오늘까지 전국 교구본사는 사시예불에서 희생자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이달 말까지 현수막을 게시해 4.3을 기억하고 희생자 넋을 기립니다.
< VCR OUT >
조계종은 올해 70주년을 계기로 희생당한 열여섯 스님을 추모하고 4.3과정에서 불교계 역할을 재조명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ANN
네 제주 4.3사건을 불교계 관점으로 짚어 봤는데요.  이은아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클 로 징>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슴 속에 숨기고 살아야 했던 아픔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다음으로 많은 희생자를 낸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이지만 아직 명확한 진상규명 이나 피해현황 조사,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미완의 역사입니다. 역대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이 무자비하게 휘둘렀던 국가권력의 잘못을 사과하고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70년 동안 삼키고 숨겨온 피해자의 피고름을 어떻게 닦아내고 치유할지 불교계도 희생자 유가족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겠습니다.
뉴스 인 뉴스였습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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