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BTN불교TV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9개월은 참담한 시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종단을 위해 나선 것이 오히려 종단에 해가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은처자 의혹에 대해선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경목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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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취임 9개월 만에 그간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당시부터 제기됐던 의혹으로 일각에선 종단 분규로까지 해석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설정스님은 지난 9개월은 참담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불교발전과 종단개혁을 위해 총무원장에 나섰지만, 소박한 뜻을 펼치기도 전에 근거 없는 의혹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일련의 사태로 신뢰가 깨지고, 신의를 잃은 원장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며 퇴진 의사를 다시한번 밝혔습니다.
<INT> 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종도가 원하지 않는 것, 시인하지 않는 자리에 서서 원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꿈으로 여기고 실천하려했던 불교발전과 개혁, 이런 것을 마음으로 내려놓기 시작했고, 나 스스로를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종단을 위해 나선 것이 오히려 종단에 해를 끼친 것이 아닌지 가슴이 아프다며, 진실여부를 떠나 대중에 참괴하다고 밝힐 땐 설정스님의 눈엔 이슬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INT> 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진실여부를 떠나)수많은 국민들과 수많은 사부대중에게 참괴심이 그렇게 들 수가 없었습니다. 종단을 위해야겠다는 사람이 도리어 나로 인해서 종단에 해를 끼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슴 아픕니다.)
65년 출가생활에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설정스님은 이번 사태로 인덕과 복덕이 부족한 보잘 것 없는 존재였다며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남은 생을 진솔하게 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떠나는 자리에 분쟁과 시비가 없길 당부했습니다.
<INT> 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종법의 테두리 안에서 질서있게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은 내가 모든 것을 놓고 떠나는 자리에 다시는 분쟁과 시비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본연의 자리에 돌아가서 생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생을 더 진솔하게 살고 싶어요.)
하지만, 설정스님을 향해 제기됐던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며, 반드시 의혹은 규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INT> 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의혹을 규명하지 않으면)죽어서도 허물을 짊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필연코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생각하고, 나를 반대하고 의혹을 갖는 모든 사람과 함께 이것을 규명했으면 합니다.)
BTN 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