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의승장이자 고승인 뇌묵 처영대사는 행주대첩의 선봉장으로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뚜렷한 연구 성과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인데요,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처영대사의 업적과 불교사적 위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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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청허 휴정과 사명 유정, 기허 영규 등과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의승장으로 꼽히는 뇌묵 처영대사.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에서 권율장군과 역사적인 승전을 이뤄낸 선승이지만 기존 학계의 연구는 미비한 것이 사실입니다.
고승의 행장을 소개, 정리한 자료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처영대사가 남긴 역사적 사료 역시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26년 발표된 ‘금산사지’를 비롯해 관련 연구물이 세편 정도에 불과하지만, 선승의 업적과 호국불교의 정통성을 기리기 위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것이 학계의 입장입니다.
김상영 / 중앙승가대 교수
(그 정도의 의승장으로 활동한 분이라면 적어도 행장자료는 어디에 정리돼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큰데 아쉽게도 아직까지 뇌묵 처영스님의 일대기를 확인할 수 있는 행장자료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뇌묵 처영대사는 출가도량인 금산사를 중심으로 지역을 통솔한 의승장이자 행주대첩 승군의 꼭짓점 역할을 했습니다.
‘금산사지’에 따르면 처영대사는 금산사 법상종 문하로 출가해 스승인 서산대사에게 전란 극복 요청을 받아 임진왜란 당시 1000여 승병을 모집해 왕실로부터 총섭으로 임명됐다고 언급돼 있습니다.
특히 금산사 주지를 역임할 때 처영기념관을 개관하는 등 선승의 정신을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고승의 업적이 국가와 민족의 아픔을 공유하며 파사현정과 동체대비 사상을 지녔기에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원행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일반 대중들은 사명대사에 비해서 처영대사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권율장군을 도와서 행주대첩, 이치전쟁 등 여러 전쟁을 통해서 함께 나라를 구하는데 최선봉에 서셨던 분입니다.)
행주대첩 당시 처영대사는 의승군과 함께 경사가 가장 완만했던 지역인 산성의 서북면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쟁 특성상 경사가 완만한 곳은 적의 공격이 가장 용이한 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그 지역을 방어했다는 사실은 병력 가운데 최 정예군으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학계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후 처영대사는 허술했던 행주산성의 시설을 극복하며 위대한 승전보를 울렸고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로부터 ‘절충장군’의 직책을 받았습니다.
김상영 / 중앙승가대 교수
(상당히 정예화된 군사였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방비가 허술했던 지역의 방호를 담당했던 의승군의 역할이 기록돼 있기도 합니다.)
행주대첩의 선봉장으로 나서며 구국활동과 민중구제의 위대한 업적을 남긴 뇌묵 처영대사.
선승의 고귀했던 삶과 사상이 오롯이 전파될 수 있도록 불교계의 적극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