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을 수놓은 오색빛깔 연등 뒤로 고요한 목탁소리가 사찰을 울립니다.
법당에 모인 남성불자들이 우리말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부처님 가르침 속으로 한 발 더 다가섭니다.
천년고찰 강남 봉은사가 법왕루에서 남성불자들로 구성된 거사림회 창립법회를 봉행했습니다.
여성중심의 종교와 불자인구 감소 등 한국불교가 직면한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신행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올해 초 모집공고가 진행되며 130여명의 남성불자들로 구성됐습니다.
주지 원명스님을 비롯해 대중 스님과 김상훈 신도회장 등도 참석하며 거사림회를 향한 아낌없는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원명스님/ 봉은사 주지
(앞으로 봉은사의 발전과 포교에 거사림회가 큰 주축이 돼서 커다란 기여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
((신행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오늘 창립법회의 큰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봉은사 거사림회는 신행모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며 강남포교의 주축이 될 것을 염원했습니다.
40세 이상 중년남성들로 이뤄져 법조계와 의료계, 예술계 등 각계각층이 대거 참여했고 색다른 포교전략을 구상하며 사찰의 중추적인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윤석일 초대회장은 단체 출범으로 긍정적인 신행환경을 희망한다며 자비를 실천하는 거사림회를 통해 봉은사의 문화포교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일/ 봉은사 거사림회장
(봉은사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만들어진 거사림회에서 열심히 한 번 해볼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거사님들의 많은 지도와 편달을 바랍니다.)
남성불자들의 신심과 든든함을 토대로 가족의 종교를 지향한 봉은사 거사림회.
단체는 다음 달을 시작으로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후 7시 정기법회를 봉행할 예정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