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600년 불교사에 이름을 널리 알린 수행자 대부분은 남성입니다. 평등의 종교인 불교에서도 깨달음에 대한 여성의 인식은 남성보다 낮은 것처럼 인식되곤 하는데요. 여성 선지식들의 이야기로 깨달음에 성별이 없음을 알리는 책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고 모든 것이다>가 출간됐습니다. 윤호섭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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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석가모니 부처님과 십대제자, 수많은 아라한과 선지식까지.
모든 생명에 불성이 있고,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2600년 역사의 불교에서 널리 이름을 알린 수행자 대부분은 남성입니다.
하지만 최초의 비구니인 마하빠자빠띠 고따미를 비롯해 승만부인 등 여성 선지식들이 남긴 수행담은 성별이 아닌 깨달음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이처럼 출가한 남성만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일종의 편견에 다양한 여성 수행자의 이야기로 반박하는 책이 출간됐습니다.
임순희 작가가 쓴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입니다.
이 책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정해진 자격과 조건은 없으며, 여성 스스로 바른 안목과 자신감을 가져 고정관념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임순희 / <나는 여자도 아니고~> 저자(전화인터뷰)
(사실 여성 선지식들이 많이 배출됐거든요. 그런데 아쉽게도 여성 선지식에 대한 조명이 거의 없었어요. 이번에 기회가 돼서 저의 공부 사례, 그 다음에 도반들의 사례와 묶어서 세상에 내놓게 됐습니다.)
책에는 이미 경전에서 알려진 유명한 여성 수행자 외에도 이름 없는 선지식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경전 지식에 취해있던 덕산 선사의 말문을 닫아버린 떡 파는 할머니를 비롯해 기녀, 열두 살 소녀, 평범한 어머니도 등장합니다.
또 제주에서 태어나 육지를 동경하며 살아온 저자가 ‘바깥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자각으로 선을 공부하며 겪은 일화도 눈길을 끕니다.
참된 자신은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임순희 / <나는 여자도 아니고~> 저자(전화인터뷰)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있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누구나 진실에 밝아지고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성 선지식의 삶을 통해 되새기는 깨달음의 본질과 마음공부는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집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