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 가결 여부에 교구본사 분담금 납부 거부할 수도
설정스님이 사퇴시기를 연말로 번복하면서 총무원장 불신임을 다룰 중앙종회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16일, 열리는 중앙종회 211회 임시회는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 가결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고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종도들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하겠다는 강수를 제시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오는 12월 31일 사퇴하겠다고 13일 입장을 밝히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조계종의 혼란도 격랑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의원 43명의 동의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하고 지난 9일 의안을 접수했습니다.
중앙종회는 16일, 211회 임시회 개회를 앞두고 내일 오후 4시 상임분과의장단과 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81명이 재적인원인 중앙종회는 최근 총무부장직을 사퇴한 성문스님을 포함해 입적과 사퇴 등으로 16일, 중앙종회 재적의원 수는 75명이 됩니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됩니다.
복수의 종회의원 스님들은 종단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는 총무원장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총무원장 불신임 가결에 의원들의 여론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종단 정치에 경험이 많은 다수의 스님들은 종단 요직 등 이권으로 얽혀 있는 종회에서 3분의 2의 찬성을 얻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며 결과는 개표를 해봐야만 알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런 이유로 중앙종회의 역할을 촉구하는 종단 내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오늘 입장문을 통해 중앙종회에서 종도와 국민의 뜻을 담은 의견이 모아지길 기대한다며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 가결에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12월 31일 사퇴하겠다는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입장에는 유감을 표하고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물론 중앙종회, 중앙신도회 등 종도들의 의견과 종정 교시, 기존의 약속에 따라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즉각 용퇴할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했습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이 같은 뜻이 무시될 경우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 하겠다고 경고 했으며 내일 오후 12시, 15명 내외의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이 회동해 구체적인 실행을 결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성우스님은 입장문 외에 확대 해석은 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한 교구본사주지스님은 최근 종단 상황으로 전국 사찰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더 이상 중앙을 위한 분담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며 빠르면 내일 회의 이후 분담금 납부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적으로 지방 사찰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총무원은 분담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23일 예정된 승려대회에 대해서는 종헌 질서를 무너뜨리고 종단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로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앙종회 개회를 사흘 앞두고 설정스님이 올해 연말로 사퇴시기를 번복하며 중앙종회 결과에 교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 상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