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불기 2563년 기해년 동안거 결제일입니다.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 2천여 명의 수좌 스님들이 방부를 들여 수행에 매진하게 되는데요, 한국불교 최초로 동안거 천막정진도 시작됩니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결사 대중들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끊고 묵언하며 14시간 이상 오로지 깨달음을 향한 정진을 이어갑니다. 보도에 이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스님 9명이 위례 상월선원에서 천막결사에 들어갑니다.
전례 없는 석 달 간의 동안거 무문관 천막결사.
외부인과의 접촉을 일체 끊은 채 묵언하며 하루 14시간 이상 오로지 깨달음을 향한 수행만 있을 뿐입니다.
하루 한 끼만 먹고, 옷은 한 벌만 허용하며 삭발과 목욕도 할 수 없습니다.
지키지 않는다면 조계종 승적에서 제외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도 세웠습니다.
덕문스님 / 화엄사 주지(4일 상월선원 봉불식)
(감동이 섞인 정진의 수확을 안고 나서던 시기에,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께서는 가장 낮은 곳에서도, 다 놓아버린 곳에서도, 세상이 바라보지 않는 곳에서도 틀림없이 공부가 있을 것이니...)
동안거 천막결사는 자승스님의 제안으로 시작됐습니다.
지난 2월 백담사 무문관 동안거를 마치면서 “승가 본연의 모습으로 차별 없이 정진해보자”며 만나는 대중마다 천막결사를 제안했습니다.
서울역과 광화문 광장, 탑골공원까지 천막안거 장소가 거론됐지만, 신도시 포교불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위례신도시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출가 대중들이 초발심을 되찾는 건 물론,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결사 대중들의 의지입니다.
원행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4일 상월선원 봉불식)
(한국불교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는 결사의 정신을 되새기며 난국을 극복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현대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모든 불교 위기를 새롭게 극복해 낼 수 있는 커다란 희망을 위례 천막불사에서 그 대안을 찾고자 합니다.)
천막결사에는 재가자들의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상월선원 옆에 대중 스님들을 외호하며 함께 기도와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것입니다.
승가와 재가가 하나 되고, 한국불교의 변화와 쇄신을 발원하는 장입니다.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은 물론, 중앙신도회 등이 외호 대중으로서 결사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혜일스님 / 봉국사 주지(상월선원 총도감)
(그동안에는 어떻게 보면 선원에서는 스님들만의 정진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상월선원도 있고 체험관도 있고, 다양성이 있습니다. 불자들과 스님들이 함께하는 그런 선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불교의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석 달 간의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우리사회와 불교계에 어떤 울림을 줄지 기대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BTN 뉴스 이석호입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