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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 문광스님이 지금의 국기를 뒤집어 놓은 모습의 진관사 태극기가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백초월스님 순국 80주기 추모재에 이어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진관사 태극기의 역학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한 문광스님은 지금의 태극기와 괘상이 다른 진관사 태극기의 의미를 분석했습니다.
진관사 태극기의 4괘는 현재 사용 중인 국기에서 ‘리’와 ‘감’의 위치가 바뀌어 있습니다.
문광스님은 현 태극기는 역학에서 하늘과 땅 등 자연계를 구성하는 팔괘 가운데 안정과 완성을 의미하는 정역팔괘의 괘상과 동일하지만 진관사 태극기는 오른쪽 위에 물을 상징하는 감괘, 왼쪽 아래 불을 상징하는 리괘를 배치한 ‘화수미제’의 괘상으로 내려오는 물과 올라가는 불이 교류하고 있어 소통과 변화를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관사 태극기에 완성이 아닌 변화를 필요로 하는 당시 시대상이 담겨있다는 분석입니다.
문광스님/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
(진관사 태극기는 밑에 양 자리에 음이 있고 음 자리에 양이 있어서 다 뒤집어져 있어요. 이게 화수미제괘입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태극기는 더 이상 변화가 없어도 돼요. 안정된 세계를 유지해서 가야 한다는 의미고, 진관사 태극기는 아직까지 미완성이다 끊임없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특히, 일장기 위에 덧그린 ‘진관사 태극기’는 강력한 항일정신과 일장기가 왜곡한 원상의 의미를 본래 태극 의미로 환원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송명호 태극기 전문가는 초월스님은 진관사 대웅전 계단인 신계 소맷돌에 새겨진 태극문양 앞에서 비장한 의지로 일장기 위에 태극문양을 덧칠했을 것이라며 진관사 칠성각 해체 작업 중 태극기가 발견된 것에 대한 해석은 오직 불심으로만 풀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백초월과 혁신공보’를 주제로 발표한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은 항일비밀 지하신문인 혁신공보와 초월스님의 독립운동의 관련성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또 혁신공보의 취재와 편집고 논설 등은 불교계 인물인 박노영과 신화수가 담당했다는 점에서 불교계의 숨은 그림과 노력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동민/수원화성박물관장
(1919년 4월 1일에 혁신단이 만들어지는데 17일에 혁신공보 1호가 나옵니다. 이 혁신공보의 취재와 편집은 박노영과 신화수가 중심이 됩니다. 스님들이 실질적으로 취재하고 글 쓴 거예요.)
이에 이승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학예연구사는 3.1운동 직후 소상히 밝혀지지 않은 초월스님의 행적 중 하나가 혁신공보라며 사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냈다고 논평했습니다.
이후 김광식 동국대 교수가 초월스님의 기본적 정체성을 강사로 보고 통도사를 비롯한 여러 강원에서의 강사활동을 하며 독립요원 발굴, 군자금 모집 등을 수행했다고 설명하며 아직 발굴되지 않은 스님의 자료와 비사 등을 찾아 역사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관점에서 초월스님을 조명한 학자들은 초월스님의 국가보훈 등급을 현 4등급에서 만해 한용운스님과 같은 1등급으로 올려야 한다는 데 이견없이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BTN뉴스 박성현입니다.
박성현 기자 btnnews@bt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