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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 조선왕조실록에 ‘스님’을 ‘중’으로 번역

기사승인 2024.06.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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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공기관이 조선왕조실록을 번역하며 스님을 ‘중’으로 표현하는 등 각종 자료나 현장에서 불교를 비하하는 표현들이 문제의식 없이 사용되고 있는 데 대해 공론화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종단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계종 종교평화회의가 한국고전번역원의 조선왕조실록 번역문제를 비롯해 주요 종교갈등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했습니다. 박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고전번역원이 정리한 조선왕조실록에 스님을 지칭하는 단어로 비하의 뜻이 담긴 ‘중’이 사용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표현이 수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어제 열린 2024년 제3차 회의에서 한국고전번역원과 주고받은 종교편향 문제제기 공문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종평위는 지난 2차 회의 이후 고전번역원에 항의 공문을 보내 ‘중’이라는 표기의 수정을 요청했지만, 번역원 측은 해당되는 분량이 방대해 단기간에 수정이 어렵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종평위원들은 억불숭유로 대변되는 조선시대에 유학자들이 실록을 정리하며, 불교를 하대하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김용태/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제 생각엔 아마 북한에서 나온 실록에서 ‘중’이라고 표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걸 이제 그대로 따왔을 가능성이 크고요. 고전번역원에서 번역하신 분들이 당시엔 유학자들이 많아서 정말 하대하는 이런 식의 것을 썼기 때문에 그거는 당연히 실록의 경우는 불교와 관련된 문제가 상당히 많아서 그거는 당연히 바뀌어야 되고.) 

위원들은 일반인들이 온라인사전에 ‘중’이라는 단어를 검색했을 때 스님에 대한 비하의 뜻을 문제의식 없이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홍선기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이전에 마곡사를 방문했을 때 한 사찰문화해설사가 “백범 선생이 마곡사에 와서 중이 됐다”는 표현을 썼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했습니다.

홍선기/동국대 법학과 교수
(사찰 안에서 쓰는 해설사 분들도 그런 표현을 쓰세요. 그래서 제정스님께서 좀 화를 내시고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분들 하시는 말씀이 그렇게 쓰여 있다는 겁니다. 적어도 종단 사찰에서만이라도 이 표현은 좀 반드시 고쳐가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교수는 문화유산 해설사들조차 불교에 대한 소양 없이 교육 자료를 외워서 설명하고, 불교학자들도 논문에 번역되어 있는 대로 중이라는 표현을 따와서 쓴다며 이를 고쳐나가려면 공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종평위원들은 일반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문제를 바로 잡으려면 먼저 스님들이 스스로를 표현할 때 중이라는 표현 대신 소승, 납자라는 말을 쓰는 건 어떻겠냐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어진 안건은 해미읍성의 천주교 성지화 진행 현황 공유.

종평위는 2차 회의 이후 해미읍성이 위치한 서산시에 순교기념비 및 십자가의 길 조형물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공문이 오간 결과 서산시 측에서 앞으로 이런 공문을 보내면 답을 하지 않겠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계종 사회부장 도심스님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해미읍성과, 천주교 순교의 터이자 국제성지로 표현되는 또 다른 유적인 홍성 홍주읍성에 다녀온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도심스님/조계종 사회부장
(홍주읍성도 한번 가봤습니다. 이번엔 제가 갔다 왔으니까 제대로 한번 문제제기를 해서 바로 잡아야겠다.)

종평위원들은 국가유산청 질의와 더불어 2027년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이전에 불교적 의미가 가려진 여러 국가유산 현장을 조사하자고 말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이외에도 서울 순례길, 서울형 키즈카페 사찰 참여 안내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다음 회의 안건으로는 한국 천주교 최초 강학지로도 알려진 여주 주어사와 주어사지에 대한 현황 점검이 제시됐습니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은 여주 주어사가 스님들이 머물며 수행하던 사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천주교 최초 강학지라고만 부각됐다며 여주시청에 공문을 보내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4차 회의는 오는 9월 5일로 위원들이 직접 서산 해미읍성을 탐방하고 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BTN뉴스 박윤주입니다.

박윤주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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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뇽뇽 2024-06-29 12:02:41

    현재는 중이 스님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감이 있지만, 고전번역원에서 번역하는 문헌은 1910년 이전의 조선시대 문헌이 대부분입니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서는 15세기 이후 조선 전 시기에 僧을 ‘ㅈ+ㅠ+ㅇ’으로 표기하고 있음을 역사정보로 밝히고 있습니다. 근거로 든 문헌에는 조선시대의 자서(字書) 뿐 아니라, 불교 쪽 저작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 문헌을 번역하면서 조선시대에 일반적으로 쓰인 우리말 표현을 번역어로 쓰는 것은 당연합니다. 번역을 수정하고 싶으면 근거를 대고 요청해야지 외압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삭제

  • 깨불자 2024-06-25 19:42:56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바로 잡아야 합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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